약속의 봄
2005. 3. 2. 09:22ㆍ想/가끔쓰는 일기
약속의 봄 키를 조금 낮추고 아니, 쪼그리고 앉아서 보면 봄이 왔네 봄. 논둑 길 돌아 밭으로 가는 길가로 벌써 봄이 와 있네. 우리 아베 쉰 머리카락 마냥 듬성듬성하게 헝클어진 빛 바랜 풀들 속에서 쑥이랑 냉이 씀바귀 잡풀들이 겨우내 땅속에서 쓴 물 빨아먹고 비죽비죽 돋아나네, 이 어린 것. 살아있었노라고 눈 틔우네 봄은 참으로 고마운 약속 씨앗을 품고 온몸으로 겨울을 견뎌낸 대지와 거짓말처럼 씨앗이 밀어 올려낸 약속 보면 볼수록 눈물겨운 약속 대지가 어지러운 열로 몸이 붓기 시작하는 이유를 내 이제 알 것도 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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