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8. 20:26ㆍ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영남 알프스 (가지산~운문산) (2008년 열 네번째 산행) 62
등반 일시 : 2008 년 04 월 06 일 with YI
등반코스 : 석남고개→ 밀양고개→ 가지산 (1,240m) → 아랫재 (700m) → 갈림길 → 운문산 (1,188m) → 상운암 → 석탑군 → 비로암폭포 → 용바위 → 석골사 → 석골폭포 → 주차장
산행 거리 : 약 13.5km
산행 시간 : 6.5 시간
산행 날씨 : 맑음
들 머리와 날 머리 : 석남 휴게소(가지산) ~ 석골사(운문산)
영남 알프스는
가지산, 운문산, 재약산(1,189m), 신불산(1,208m),영축산(1,059m), 고헌산(1,032m), 간헐산(1,083m) 등
7 개 山群이 유럽의 알프스 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가을이면 온 산을 찬란하게 장식하는 억새 밭이 영남 알프스의 대표적인 풍광이다.
그러나 영남 알프스 평원은 억새 밭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정 반대인 험준한 단애와 날카로운
암봉도 더불어 지니고 있다.
오늘은 가지산과 운문산을 연이어 종주할 계획이다.
부드러움과 강인함, 단호함을 모두 갖춘 산
청명과 한식이 지나면서
봄 기운이 무르익고 있지만
이곳 영남 알프스는
겨울도 그렇다고 봄도 아닌 회색의 계절... 間節氣 라고 하여야겠다.
피어난 진달래 동박은
구석 구석 녹지 않은 얼음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출발 4시간 여
12시가 지나서 산행 들 머리에 들어 선다
이곳은 편도 4~5 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므로
대개 무박 산행코스로 찾고 있으나
무리하여 당일로 움직여 본다.
산행 소요 시간은 중급자의 수준으로 7시간 정도
식사도 걸으면서 ~ 쉼도 걸으면서 ~
그렇지 않으면 해 떨어진 뒤 야간 하산이 우려되므로 바쁘게 서둘러야 한다.
들 머리부터
호된 땀방울과 가쁜 숨을 요구한다.
시작은 육산 이었으나 너덜지대와 암벽지대가 병행되는 구간으로
그리 만만치 않은 오름
겹겹이 두른 영남 알프스의 능선들이
뿌연 가스층 을 뚫고 조망되며...
가지산 정상에는
이미오른 자들의 여유로움을 엿볼 수 있다
적당한 암벽과 조화를 이루며
부드러움을 가진 가지산의 능선에는 철쭉 숲이 우거져
푸르른 오월이면
신록과 함께 만개 하여 전국의 상춘객들을 유인할 것 이라 생각된다~
산 아래 조용히 자리 한 산사는 석남사
2 년 전 장마철 이였던가
홀로 이곳을 오르다가 끝없이 쏟아 붓는 장맛비와
천둥에 지레 겁먹고 꼬리를 내렸던 곳
오늘 시야는 그리 깔끔 하지 못하지만
하늘의 맑음과 내려 쬐는 뜨거운 봄볕에 감사 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려본다
바람도 ...
파란 하늘도 ... 하얀 구름도 ...
언제나 발걸음을 붙잡는
산 너울 까지도 ...
뒤돌아서면
또 그리움이기에 보고 또 보며 스친다
몰아치는 바람은
봄 기운에 쇠하여 전혀 찬 기운을 전달하지 못하지만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그 바람으로 갈증도 해소 시키며
14 시 20 분,정상에 도착한다
탁 트인 산정에 올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안고 서서
봄을 마중하고 있다
불어오는 훈풍은
사계 중 가장 볼품이 없는 겨울과 봄 사이의 잿빛 산하에
신록의 기운을 불어 넣으며
색색 찬란한 온갖 화려함을 준비 하고 있는 것 이다
이 계절은 대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
산 너울 멋지게 꾸민 무대를 배경 삼아 ~~~
새로운 영남 알프스의 모습을 재현 할 것이다
기암의 절경과 깊은 계곡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운문산 으로 향한다
가운데 능선은
능동산 에서 천황산, 제약산 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멀리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으로 연결되는 산길이
하늘에 한 줄 선을 긋는다
나의 앞 에도~ 뒤 에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 한적한 산행 길에서
나에게 살며시 다가 오는 것은
신록의 봄 바람뿐~
이곳의 봄바람은
나의 가슴속에 남은 작은 티끌 같은 번뇌마저도
모두 털어낼 듯이 그렇게~
그렇게~ 시원하게 몰아 치곤 한다...
이순간...
이런 기분을 못 잊어이 곳을 찾은 것 이고
또 찾을 것이다.
볼에 와 닿는
이 바람은 부드럽고 얼마나 싱그러운 것인가 ~
이제 가지산의 품에서 완전히 떨어졌다~
바닥까지 내려와 무지 높아 보이는 운문산이 앞을 가로 막는다... 헉~
안부에서 조금의 여유도 없이
또 달음질을 친다...
시간은 15 : 50 분을 향한다 아직도 남은 거리는6 Km 인데 ...
서서히 체력도 바닥이 난다...
시간을 갖고 여유 있는 산행을 하여야 하는데~
산 아래 얼음골로 유명한 밀양의 조그만 마을이 보인다
저 곳엔 사과 과수원이 많이 있지...
먹고 싶다~ㅋ
지나온 가지산은 힘내라
응원을 보내고...
저 바위 능선을 넘고 한참을 더 올라야 하는데
오늘은 많이 힘들다.
지는 태양을 즐기는 억새평원 이곳에 벌러 덩 누워
잠시 쉬었으면 ~
그러나 걸음을 재촉한다
길게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 을 보니
이제 태양도 산 너머 바다로 떨어 질 모양이다
단풍은 위에서 흐르고
신록을 그리는 물감은 아래서 부터 오르듯이
나도 한걸음 한 걸음 옮겨 이곳 까지 올랐다...
휴~ 야~호
쫌 쉬었다 가자~
언제 또 기약 할까~
한 바퀴 돌아본다 ...
내가 온 곳~ 내가 스친 곳~ 그렇게 나는 이 곳에 머물다 또~
홀연히 흔적 없이 떠나는 것
석골사 그리고
그 후 주차장 까지는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
까마귀도 이제 서서히 일과를 마무리 하려나~
녀석들...엄청 크구나...
저 능선에 해가 걸리기 전에 하산 하여야 하므로걸음을 재촉한다
걷고 또 걷고
이제 어느 정도 내려왔는가...
산중의 어둠보다 밝은 끼가 있어 다행이다
내가 좋아하는 칼라
연녹색은 아래로 내려 오면서 서서히 물오르고 있다 이들은 곧 푸르름으로 바뀌리라...
이윽고 석골사 까지 무사히 하산 하였다
18시 30분 시간의 압박으로 조금은 무리하였지만...
흘러내리는 물소리에 피로를 풀고
탁족을 즐기며
오늘의
산행을 돌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