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2008. 5. 20. 20:15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남한산성 (2008년 스무 번째 산행) 67

등반 일시 : 2008 년 05 월 18 일

등반 코스 : 남한산성 유원지 → 남문(지화문) → 수어장대 → 서문(우익문) → 북문(전승문) → 봉암성(521m) → 한봉 → 동문(좌익문) → 남문 → 산성 민속촌

산행 거리 : 약 12 Km

산행 시간 : 4시간

산행 날씨 : 우중 산행

들 머리와 날 머리 : 남한산성 유원지 입구 ~ 산성 민속촌

이동 수단 : 시내버스 (720) 남한산성유원지 입구 1.5 Hr 소요

남문 입구(시내버스9) ~ 모란역 (직행버스 2007) ~ 수원

 

 

남한산성은

성벽의 주봉인 청량산(497.9m)을 중심으로 하여

북쪽으로 연주봉(467.6m), 동쪽으로 망월봉(502m)과 벌봉(515m), 남쪽으로 몇 개의 봉우리를 연결한 성으로

성벽의 외부는 급경사를 이루는데 비해

성 내부는 경사가 완만하고 평균고도 350m 내외의 넓은 구릉성 분지를 이루고 있다

오늘 답사한 코스는

남문에서 서문구간은 성곽 내부로

서문에서 동문구간은 성곽 외부로 나머지 구간은 성곽 내부로 탐방 하였다


 

아침부터

후두 둑~ 후두 둑~ 굵은 빗방울이 내린다


[노랑꽃 창포]

 

가끔 산행을 같이 하는 산우들의 벙개 산행으로 오늘 일정이 계획되었는데...

하늘이 내리는 진짜 번개에 꼬리를 내려~



[애기 똥풀]

 

마눌께서 분주히 준비한 음식은 이웃 잔치로 용도 변경 되고

오늘도 홀로 산행을 떠난다



[남문] 성 외부에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들머리에 도착한다

우산을 쓸까... 판초(poncho)를 입을까...망설이다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즐길 요량으로 얇은 옷으로 갈아 입는다

우중 산행은 뭔가 색다른 느낌을 전해 주기에 이런 계절에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묘미라 할 수 있다



[남문] 성 내부에서

 

얇은 옷차림에 한기를 살짝 느끼며...

들 머리에서 20 여분 오르막을 지나면 지화문 (남문)에 도착 한다

 

 

쪽 동백나무의 탱글탱글 한 꽃봉오리는 마치 열매가 맺힌 듯 하고

꽃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때죽나무 라고 도 불리는 이 나무는

일반 동백과는 완전히 다른... 그러나 이름만 사촌인... 그는 은은한 향기로 나를 유혹한다



 

빗방울은 굵어졌다 가늘어 졌다를 반복하고

걷는 길 또한 밋밋하여 몸은 쉬 달구어 지지 않으며



 

그렇게 산성을 걷는다

자주 가는 수원의 화성과 비교하여 웅장함이나 화려함은 덜하나



[붓꽃]

 

성곽의 크기는 화성 (둘레5.74 Km) 보다

남한 산성이 배정도 (둘레11.76 Km) 큰 것으로 안내되어 있다



 

전술적으로는

이곳이 방어와 공격에 훨씬 더 유리 할 것 같다는 ...



 

남한 산성은 인조 2년(1624)부터

오늘의 모습으로 축성 공사가 시작되어 1626년에 완공되었으며



 

산성 내에는

행궁을 비롯한 인화관, 연무관 등이 차례로 들어서



 

수백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잡고 있었으나



 

이러한 문화유산은

1894년에 산성 승번제도가 폐지되고



 

쪽발이 놈들의 시샘에

1907년 8월 초하루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그 이후 주인을 잃은 민족의 문화유산은

돌보는 사람 없이 방치되면서 하나 둘 역사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으나



[성곽 내부로 ,외부로]

 

70년대 들어 새롭게 주목 받으며

경기도 유형 문화재 제 1호로 72년에 지정 되었다고 한다

 


 

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곳곳이 보수되고 있는 모습을 이번 탐방에서 볼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 한다



[노린재 나무]



[서문]

 

서문을 지나면서 성곽 밖으로 빠져 나온다



[용주봉 옹성과 서문]

 

외곽 탐방 길은 험하고

무성한 수림 등 과 함께하며 오르내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얼마전 김훈님의 남한산성이란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더듬으며

그 시절 역사의 뒤안길을 생각 해본다



[끈끈이 대나물]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러울 것인가?



 

370년 전 조선 왕이

오랑캐의 황제에게 이마에 피가 나도록 땅을 찧으며 절을 올리게 만든 역사적 치욕을...



 

갇힌 성 안의 무기력한 왕(인조)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소모적이고 치명적인 다툼



[암문]

 

그리고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



 

무섭도록 끈질긴 인고의 세월속에 그려진 치욕의 역사 ~



 

1636년

청의 대군이 압록강을 건너 진격해 왔던 일이다



 

정묘호란을 겪은 지

불과 9년 만의 병자호란이었다



[북문]

 

아무런 대책 없이

척화를 내세우던 조선 조정은 정묘호란 때 처럼



 

강화도로 파천하려 했으나,

길이 끊겨 남한산성으로 들 수밖에 없었다.



[봉암성]

 

1636년 12월 14일부터 47일 동안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성에서 벌어진 말과 말의 싸움



[송암정]


삶과 죽음의 等値에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그 해 겨울은 치 떨리도록 모질었으리라 상상 된다

 

[동문]

 

황진이의 설화가 전해오는 송암정을 빗속에서 지나면서

동문에 다다른다



 

퍼붓듯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잠시 잠재우며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342 지방도를 횡단하여

울창한 수림이 덮인 산길을 따라 남문으로 향한다




 

천둥과 번개는 멈출줄 모르고

한여름의 소나기 같은 빗줄기를 계속 토해내고 있다



 

이 코스는 오가는 이가 없다

아마도 비 때문에 342 지방도를 따라 남문으로 향하는 것 같다



 

군데군데 패이고 무너진

역사의 유산은 황량해 보이기 그지 없지만



 

상당구간

보수공사를 하고 있기에 다행으로 생각한다



 

남한산성은

살아 있는 역사 현장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



 

관련된 기록이나 일화를 발굴하여

미래 세대들에게



 

우리 민족의 역사적 교훈을

가르쳐 줄 장소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 생각 해본다



 

아직까지 끊임없는 왜구(倭寇) 들의 도전을 받고 있는 우리의 현실 FTA

그리고 주변국들의 역사 왜곡에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는

우리의 안일한 대처...후손들에 어찌 설명 할 것이고



 

어떻게 타파할 것인지

세종로 1번지나, 여의도 1 번지를 뻔질나게 들락거리는者들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초심으로 돌아가길바란다.



[남문]

 

뿌연 안개와 같은 현실

우리의 현실이 그 시절의 역사와 무엇이 다른가... 빗대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



 

민족의 애환을 그대로 담고 있는

역사의 현장을 답사한 것에 대하여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성곽 한 바퀴돌아 탐사의 출발지인 지화문(남문)에 도착한다




 

머무르며

성내의 역사에 대하여 좀더 고찰할 필요를 느끼나

비에 젖은 몸과

보따리의 행색이 추하여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 훑으며 느껴본 남한산성을 두서없이 정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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