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3/4

2008. 5. 7. 21:43山/산행 일기

 

 

3편에 소개될 구간은

벽소령→ 형제봉 → 연하천 → 토끼봉 → 화개재 → 삼도봉 → 노루목 → 임걸령 → 피아골 삼거리 →노고단 → 화엄사 → 화엄사 주차장

[소요시간] 03 : 00 ~ 15 :00

 

새벽 03 시

벽소령에 내리는 이슬과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 소리

그리고 이들이 몰고 온 한기에 잠을 깬다


배낭을 챙기고

혹 동행이 있을까 두리번 거려 보지만 모두들 한 밤중이다

벽소령에서 맛본

지난밤... 그리고 지금 이시간 까지

쏟아지는 별빛의 아름다움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출발 한다 (03:30)

 

하늘의 白과

땅 위의 黑 만이 존재 하는 시간

오래도록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홀로 즐길 수 있는 어둠 속의 산행은 늘~ 가슴 설레이게한다

가느다랗게 그려진 상현달은

새벽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주인공이고

쏟아지는 별빛은 지리를 밟고 있는 이 시간~ 화려한 조명이 되고 있다

바람소리 와 헉헉대는 나의 거친 숨소리만 이 공간에 존재할 뿐

집 없이

길에서 잠을 자는 "路宿 鳥"의

갑작스런 비상(飛上)에 간이 콩알 만해지는 놀라움도 (쏘리~ 당신도 나 때문에 많이 놀랐지...)

때론

나의 헤드랜턴 불빛에 비춰지는 바위가

움직이는 동물을 연상케 하여 섬뜩할 때도 있었지만

새벽 공기와

여명을 받아 들이는 새들의 재잘거림이 너무나 평온스러웠던 시간들...

그런 소중함을

참으로 오랜만에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나에게 주어져 행복 했었다고 ...

어둠 속에서

벽소령 ~ 형제봉 ~ 삼각고지 ~ 연하천구간을 가슴에 담으며

걸어온 2시간 여 나는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한다.

 

 

게으른 산 꾼들 이제 그만 일어 나시지...

아직도 침낭 속에서 뒹굴~ 뒹굴~ 음냐~ 음냐~ zzz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이곳에서 치약 없는 양치질 쓱싹 ~

식수도 보충하고... 바쁘게 출발한다.

 

 

동이 트는 시간

구름의 심술로 흐린 아침이지만

혹여 나 ~ 조망 좋은 곳 에서 기다려 주면 이쁜 모습으로 바뀌지 않을까...

 


 

밤의 화려했던 달빛 별빛은 사라지고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지리산에서의 일출도 아쉬움이 많지만



 

이렇게

찌그러진  모습이라도 잠시 엿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원시림으로 울창한 숲길을 지나는 시간

 

 

주변이 점차 밝아오고 있다

아직 산중엔 오고 가는 이 없이 고요해도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숲 속 깊숙이 파고 들어 어젯밤 내린 이슬을 말리기에 분주 하다



 

구름에 가리워진 태양 아래

점점 멀어지고 있는 천왕봉과 제석봉을 뒤로하고



 

진달래가 만개한 봄날의 산길을 걸으며

심심찮게 한 잎~ 두 잎 따~ 자연스레 입으로 손이 향한다



 

향기도 맛도 은은하여 입술이 마를 때 마다

좋은 주전부리 감이 되어준다



 

화개재 위의 헬기장에 도착한다...



 

안면이있는 산꾼들이 지나간다

성삼재에서 무박 코스로 출발한 울 동네 산악회의 반가운 까마귀...



 

밤새

사람이 그리웠던 시간...



 

산에서만 볼수있는사람들

오늘 또 지리산 산중 깊은 곳에서 약속도 없이 만나



 

저~위에 높은 분들이나 하시는 조찬회동도 가지며 바쁘다 ~ 바빠 ~

이 눔의 인기는 ~ ㅋ ...........




그렇게시간을 보내고~

만난 사람을 나의 뒤로 보내고~ 나는 그들 뒤로 발 걸음을 옮긴다

 

 

오 ~노 !!!

끝이 보이질 않는 魔의 600 계단... 지난번 내려 올 때는 그리 길고 험한 줄 몰랐는데

꼭두 새벽부터 5 시간을 걸어온 나 에겐 무리다... 오르고 쉬고~ 오르고 쉬면서~



 

삼도봉에 도착한다

경상남도, 전라 남도, 전라북도 의 경계가 이곳에서 서로 갈라지는 곳.

 

 

찰라(刹那)에 三道 를 넘나드는

이것이 축지법이지 뭐 다른 게 있을까 싶다~ ㅎㅎ



 

전라남도를 한번 바라보고



 

경상남도 를 바라보고

앞의 봉우리 뒤에 작게 보이는~두개의 봉우리가 천왕봉과 제석봉이다

 

 

그래서

조금 더 당겨보고... 역시고고(孤高)한 그대의 모습입니다~



 

전라 북도를 한번 바라 보고



 

그 길로 하산이다 ... 열심히...

 





 

노루목

이곳에서 반야봉을 오를 수 있다.



 

이곳에 배낭을 벗어 놓고 후다닥 올라갔다 내려오면 되는데...

지난번 다녀왔고 ... 이번 계획에 없으므로... 패스~



 

고띵들이 간부 수련회 차 이곳에 왕림 하셨단다

인솔 셈과 더불어...엄살이 대단하다~ㅋ



 

잠시 조우하면서...

나도 그럴 때가 있었는지 ~ 하며 심각해지기도 하여 보지만~



 

모두가 공허한 것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또 그렇게 가는 것~



 

작년 여름

뜨거운 태양을 등에 지고



 

이곳에서

피아골 계곡으로 향했던 기억이 새롭다... -.-

 


 

오늘 만들고 있는 추억도

언젠가는 또 그런 아름다운 부러움으로 되돌아 오리라~

 

 

진달래 숲 사이로 반야봉 봉우리가...

어제 저녁 벽소령에서 바라보던 위치와 거의 대칭이 된 듯 하다



 

이제 이정표도 노고단 방향으로는

만만하게 보인다 ~



 

노고단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진 거리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열심히 걸으려 해도

돌 뿌리에 휘청거리는 것을 보면 이제 다리에 힘이 풀린 것 같다



 

동쪽으로 반야봉과

그 줄기 넘고 넘어 흐릿하게 나마 천왕봉의 모습이 아련하다

 

 

서 북으로 만복대, 정령치, 바래봉... 철쭉으로 유명한 곳 이다 ~

이 곳 관리소 직원의 말에 따르면 12 일 쯤 만개라 하는데...

 

 

조만간 가 보아야 할 지리산의 마지막 구간 이기도 하다

저 곳만 다녀오면 지리산의 모든 능선은 답사하는 것 인데... 좋은 날 한번 잡지요 ^^



 

노고단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늘 복잡 한 곳 ~



 

가정의 달 5 월을 즐기고 있다

나도 분명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데 주말마다 보따리 싸서 돌아다니니...


 

이번 주 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가져야지 ~ㅎ

 





 

이제 노고단에서 화엄사로 향한다

돌계단 ... 그리고 너덜로 유명한 ... 관절이 버티어 줄려는지 ~



 

계곡을 끼고

내려가는 길은 봄빛이 만연하다

 

 

싱그러운 연록 골짜기를 가득 메우는

물소리를 들으며

 


 

집선대에 이른다

이 곳에서 탁족세안(濯足洗眼)은 기본이 아닌가...



 

찬물에 두발 담그고벌러 덩 누워 숲에 가려진 하늘을 바라보다

잠시 눈을 붙인다...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 없다... 이렇게 편안 할 수가...



 

어느덧

이번 산행의 목적지 화엄사에 도착 한다



 

길고 험했던 길...

어떤 깨달음을 찾으려 걷고 또 걸었던것 인가... 잠시 상념에 잠기면서 경내를 관람한다




 

다음주가

부처님 오신 날

신도들이 달아놓은 정성들

그 모든 이 들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산행을 마치며...

오늘도 지리산 100 리 종주를

최고의 산행으로 마칠수 있음에 마음 뿌듯하고

행복한 산행을 도와준 우리의大 自然 에 또 한번 깊이 감사한다

화엄사에서

주차장까지 2Km 의 거리를 모두 내려왔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시원하게 비가 내린다

아마도

하늘이 주시는 선물이 아닐까...

그렇게 피곤한 몸을 버스에 싣고 나는 또 현실로 복귀한다

열심히 살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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