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산

2009. 2. 16. 14:43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명지산(2009년 아홉 번째 산행) 97

산행 일시 : 2009 년02 월15 일

산행 코스 : 익근리→ 승천사 → 삼거리 →명지산 정상 →삼거리 →명지폭포 →승천사 → 익근리 주차장

산행 거리 : 약12 Km

산행 시간 :7 시간

산행 날씨 :맑음, 마지막 추위를 찾아서 (-10 도)

들 머리와 날 머리 :가평군 북면 익근리 주차장 원점 회귀

 

하늘 금이 이쁜 명산은 아니지만 높고 깊은 맛이 있는

경기 제 2봉 명지산을 찾습니다.

명지산은

대부분 육산 이며

언뜻 수더분한 인상을 주지만...

중간~ 중간~길고 가파른 너덜이 있어

큰 덩치에 어울리는 거친 모습으로 찾는 이를 반겨 줍니다.

 


[명지산 산정]

 

며칠...

전국에서 가장 낮은 기온의 산이 어딘가 관심을 갖습니다.

가는 계절이 아쉬워

마지막 겨울을 느끼고 싶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정엔 하얀 서리꽃이 피었습니다.

오르기도 전에

모두 녹아버릴 것 같아 ~ 가슴을 조아려 보기도 합니다.

오늘 명지산의 최저기온이 -10 ℃ 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승천사]

 


 

유리같이 맑은 시내가

두터운 얼음장 속에서 겨울의 정적을 깨고 있습니다.

6 km나 되는 익근리 계곡에서 울려 퍼지는아름다운 음률은

도심에서 찌든 마음을 곱게 씻어 산을 오르게 합니다.




 


 

흔히들 人生을

무거운 짐을 지고먼 길을 가는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

그 짐을 지고 산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산은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

그들이 뱉어내는 넋두리를 들어주어 고맙습니다.



 


 

산에서 ...

내가 걸어온 길을 ...

내가 가야 할 길 을 생각 합니다...

아직 우리에겐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가끔은 자신에게 묻고 답합니다.

내가 갈 곳이...

가야할 곳이 어디쯤이냐고...

 

 

 


 

능선에 오르니

세찬 북서 계절풍이 불어옵니다...

바람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벗겨질 듯 얇은 나무 껍질은 작은 소리로 바람의 존재를 이야기 합니다.

소리의 파장(波長)이 보이고...

그 울림은 오래도록 귓전에 머무름니다.

자연의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속으로 조용히 들어옵니다.




 


 


[명지산 정상 / 1,267m]

 

칼 바람이 몰아치는 산정에서 지나가는 계절을 잡습니다.

아쉬운 미련입니다.

다가오는 계절은 어디쯤에 있을까 ~ 산정에서 뒤 꿈치를 쳐듭니다...

조급한 기다림입니다.

보여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  산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서성입니다.

근심 어린 걱정입니다.

미련 / 기다림 / 걱정 ... 애써 집착하지 마십시요~

모두 흐르는 시간이 지워 줍니다.

 

[경기제 1봉 화악산]

 

명지산 산행의 백미는

정상 부에서 보는 山國 의 파노라마 입니다.

산으로 둘러싸인 절해고도(絶海孤島) 의 막막(漠漠)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곳...




 





 


 

쓰러진 고목은

아직 생명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비틀리고... 찢어지고... 속이 온통 비어있습니다

이야기 합니다.

우리의 삶이라고...

무거운 몸을 땅바닥에 의지하며

과거와 미래를 보여줍니다.

눈과 비와 바람을 원망하고

뿌리깊지 못한 자신을 질책 합니다.

 



 

 


 

 

 


[명지폭포]

 

맑은 소리로

떨어지는 폭포는 겨울을 껴안고 봄을 부릅니다.

이곳에서...

잠시 비켜간 세월을 만남니다.

마음속에 두었던 미련도.. 그리움도... 근심 어린 걱정도 내려놓고....

때 묻은 욕심을 씻습니다.




 



마음의 편안함을 얻고자 숨어든 명지산

산의 큰 품에서 일곱 시간이나 머물렀습니다.

오늘은

너무나여유로운 산행을 하였나요^^.

餘裕로운 산행...

그리고 幸福 한 산행...

고독한 사람이 찾는 여행(餘幸) 입니다.

산에서

한 주를 연명할 기운을 얻어갑니다.

또 새로운 날들을 기약하며 회색 빛 콘크리트 숲 속에 나를 내려 놓습니다.

 

 

훗날 다녀온 여름의 명지산..

http://luckcarry.tistory.com/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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