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 18:25ㆍ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설악산 / 화채능선(2009년 열 한번째 산행) 99
산행 일시 : 2009 년02 월28 일
산행 코스 : 한계령 → 서북능 삼거리 → 끝청 → 중청 → 대청 → 중청 →대청 →화채봉 → 칠성봉 삼거리 → 송암산 → 설악동 C 지구 주차장
산행 거리 : 약 22 Km
산행 시간 :11 시간
산행 날씨 : 맑음...
들 머리와 날 머리 : 한계령 ~ 설악동 C 지구 주차장
모두들...
어둠을 준비하는 시간~
보따리 하나 둘러 메고 설악으로 향합니다.
[한계령 / 03 : 30]
2 월의 마지막 날 ...
도심의 고뇌를 가득 싣고 온 버스는 한계령의 어둠 속에서 멈춥니다.
밤하늘을 지키던
친구들이 반갑게 내려옵니다.
세페우스, 카시오페이아, 페르세우스,...
작은곰, 큰곰, 사냥개, 쌍둥이, 작은개, 외뿔소...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옛 동무들...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과 함께하는 이 밤이 더욱 행복할 것 같습니다.
[서북능 삼거리 / 04 : 40]
한계령에서 시작하는 들 머리는...
1Km 구간의 오르막에서 호된 입산 신고식을 치릅니다.
한줌의 땀을 흩 뿌리면
몸에서 열이 나고 굳었던 몸이 풀려오름 짓도 수월 할텐데...
무척이나 힘듦은
한 주일을 또 그렇게 보냈느냐는 설악의 꾸지람인가 봅니다.
어둠 속에선 생각도 많습니다.
많은 만큼 어둠 속으로 곧 사라지곤 하지요...
복잡하던 머릿속이 맑아집니다.
오늘은
山 만 생각 하렵니다....
[끝청 / 06 : 12]
끝청으로 오르는 능선 길에서 주목군락을 지납니다.
고사 목 지대도 지납니다...
어둠속에 고이 간직된 그림들...
훔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두 아름이 넘는
주목에 한참 동안 안겨 氣 를 얻습니다.
거친 숨이 평온을 찾고 따스함이 전해 옵니다.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대청 / 06 : 55]
열 번을 찾아도 ...
백 번을 찾아도 ... 마다 않는 아름다운 설악~
그 안에...
기다림이 있고~
내 안에...
그리움이 하나 가득~
봄이 오기엔 아직 이르고,
겨울이 가기엔 미련이 남아 있는 설악의 품에서...
초롱초롱 별을 헤며 땀 한번 훔치면,
어느덧 멀리 동해의 붉은 태양이 나에게 안기리라.
[일출을 기다리며...]
[구름위로 일출 / 06 :58]
대청에 올랐습니다.
대청은 고고(孤高)한 모습 그대로 입니다.
경제란 놈이...
세계를 흔들고,
국가를 흔들고,
가정을 흔들고 있지만...
대청은...
그 자리에 꼿꼿이 서있습니다.
겨우내...
비바람~ 눈보라~ 모두 견디고,
의연한 자태로 또 하루를 맞고 있습니다.
배우고 싶습니다.
몰아치는 세파에 인내하며 극복하는 자세를...
닮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새로운 희망을 잃지 않는 의연(毅然) 함 을...
[대청을 내려서면서 / 중청과멀리 끝청 그~너머 남설악]
[당겨본남설악의가리봉]
[점봉산의 우람한 몸집]
[기지개 켜는 공룡]
[공룡의 침봉들]
[범봉]
[당겨본범봉]
[울산바위]
[생태의 보고 점봉산]
[멀리 속초 앞바다와오늘 가야할 코스]
[중청으로 돌아가면서]
[전방에 주요 시설들...]
[중청에서본 대청 / 07 :32]
[중청 대피소]
아침을 끓이기 위해
중청 대피소로 돌아 왔습니다..
산중에서는 화기 사용이 금지 되어있습니다.
어차피 한번의 犯法 은 저질러야 하지만~
할 수밖에 없어 하는 것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하는 것은 다르기때문이라고...^^*
4월 말 ...
이곳에서 하룻밤 留~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별 자리도 헤고...일출도 보고...
게으른 사람들과... 산에 오르기 싫은 사람들만 모아서~ㅎㅎ
관심 있으신가요^^
[설악 능선따라 조망되는 / 속초시 그리고...동해]
[지나온능선 그 너머 남설악]
[공룡능선]
[다시 오른 대청 / 08 :00]
중청에서
아침한술 뜨고
대청으로 다시 올랐습니다.
새벽부터 설악의 대청을 오르락 내리락~ 힘이 남아도는가봅니다.~ㅎㅎ
하늘이 더~ 파랗게 되었습니다.
아름답습니다.
[대청에서본 동해 / 오른쪽 튀어나온 부분이 하조대 가 있는곳]
파란 바다는
황금빛 바다가 되었습니다...
아름답습니다.
보릿고개...
춘궁기의 우리 경제...
한 바가지씩 나누어 드렸으면합니다.
조금 더 인내하면
우리의 살림살이도차츰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화채능선 입구 /08 : 03]
2026 년 까지 출입금지 입니다.
2026 - 2009 = 17 ... 그대까지 살수 있으려는지... 그때가 과연 오려는지...
[화채 들머리 / 08 : 05]
화채능선...
대청봉에서 시작하여
화채봉(華彩峰), 칠성봉(七星峰), 집선봉(集仙峰), 권금성(權金城)까지 이어지는 능선...
동북(東北)능선이라고도 부릅니다.
화채동능선(華彩東綾線)
화채봉(華彩峰)에서 동쪽으로 송암산(松岩山)까지 뻗어나가는능선.
오늘은 이곳으로 몸을 숨깁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뒤돌아 봅니다.
대조를 이루는 파란 天 ... 하얀 地 ... 그리고 人 ...
하루에도 열두 번씩 바뀐다는 설악의 날씨~
하얀 눈엔 발을 묻고... 파란 하늘에 가슴을 묻어둡니다...
제법 쌀쌀하면서도
코 끝 찡하게 다가오는 감미로운 한기 (寒氣)...
걸을 때 마다
전해오는 사각사각 발 아래의 전율 (戰慄)...
푸른 하늘 아래
하얗게 쌓인평온한 고요 (靜寂) ...
이들 모두
발걸음을머무르게 합니다.
자연이 만들고
감추어둔설악의 비경에
겨울 낭만者 !!!계절의 끝을 잡고~
행복해합니다 ~
세상의
반은 하늘이요~
나머지 반은 눈입니다.
구름과 바람이 만들어 놓은 겨울의 작품...
내리고~ 쌓이고~ 녹으며~ 얼어..겨울의 城 이 되었습니다.
겨울의 城을 걷습니다.
오직 느낄 수 있는 것은 눈과 설악의 조화뿐 입니다.
햇살 가득한 하얀 능선그 위에 파란 하늘이...
고개를 돌리면 파란 바다가...
태백준령의 최고봉
설악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겨울 산의 묘미...
구름과 바다... 암릉과 백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숨쉬고 있는 곳~
회색 빛 암벽에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답게 수놓았던 지난 계절...
철옹성공룡과 천불동은
잿빛, 은빛 침묵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새벽 어둠 속에서
상상했던 설악의 고요가 바로 이런 침묵이었을 것입니다.
무서운 침묵이
겨울의 城 에 얼어 붙은 듯 고요합니다.
푸른 하늘 금~ 하얗게 그은 능선 길.
모나지도 흐트러지지도 않은 부드러운 겨울의 성벽...
하얀 눈은
바람 따라 고운 결을 빗어냅니다.
잔물결 이는엠보싱을
찰나의 바람이 만들어낸 것이라면...
靑峰을 잇는 마루금은
만고(萬苦)의 세월이 빗어낸 것이리라...
[화채능선에서본 / 대청, 중청, 그리고 공룡]
[공룡능선]
계절의 바뀜~
꽁꽁 얼어붙은 추위 속에서...
비록 뻗어나가기 힘든 암릉에 뿌리를 내렸지만,
그의 힘찬 흡인력은
목마른 가지에 잎을 틔울 것입니다.
겨울이 매서우면 봄은 더 푸르다고 하였습니다.
[화채봉 / 하얀 대청... 중청]
[송암산 오르기]
松岩山은 날카로운 암봉에 소나무 몇 그루 있습니다..
바위틈에 자리잡은 노송의 기상도 대단합니다.
함께한 아우가오르고 있습니다.
오르기는 힘들지만... 오르는 맛이 있습니다.
[송암산 오르기]
먼저 오른 카메라에담겼습니다.
낑낑 거리며 올랐습니다...ㅎㅎ
아슬아슬한 암벽에 붙는 것이
작년과 영~ 다릅니다.
[송암산에서본 / 靑峰 兄弟]
[하산의 아쉬움 / 대청 ... 중청 ...]
이 세상에...
가고파도 갈수 없는 곳이
어디 하나 둘 뿐이겠는가 만 ~~~
설악을 찾는 이중
화채능선을 가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난여름,
올해는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계획하였었던 곳...
오고 싶었던코스가
아니었음을산중에서 알았습니다.
언젠가...
설악동 비룡교를 건너,
육담폭포도~ 비룡폭포도 만나고... 꿈에도 그리던 토왕폭포를 만나서이야기 하련다.
오늘의 이야기를...
능선 아래로
수백 미터 떨어지는 벼랑.
그 아래...
푸른 바다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내음에 젖어~
적송지대를 감상합니다.
붉은 금강송 지역은또 하나의 회오리 된 백설의 물결을 이루고 있고...
내가 선 곳이 하늘이요,
굽이친 산자락아래 푸른 바다가 펼쳐지니,
하얀 도화지 위에 하늘 넣고, 바다 넣고, 산을 넣는
맛있는그림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햇살에
눈은 부드러워지고...푹신도 해졌지만~
그 깊이는 가름할 수 없어~
가다가 빠지고...그러다 넘어지고...
아이젠도 무용지물
이곳에선 아이젠 착용한체 활강을 하였습니다.
[12 :34]
속초시 영랑호와 청초호 뒤로~
푸른 동해 바다가 가까이 내려다 보입니다.
다 내려온 듯 하지만 ...
아직도 두 시간여를 더 내려가야 합니다..
[울산바위]
울산바위 뒤로
백두대간길 삼봉과 신선봉엔 하늘이 내려 앉고 있습니다.
햇살이 가늘어지고,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리지만...
다람쥐 풀잎 스치며 도토리 줍던 길이라도찾을 수 있다면...
약초 캐던 심마니가 이곳을 다녔을까...
지나는 바람의 꼬리를 잡고...
발길을 내립니다.한걸음~ 또... 한걸음~
산자락 가파른 언덕~
발목까지 낙엽이 쌓인 비탈을더듬더듬 1시간여...
육담폭포~ 비룡폭포~ 토왕폭포는 만나지 못하였지만,
산중을 울리며떨어지는 물 소리 주인공...
가늘고 긴 무명폭포 만나니~
이가 곧 그 것이리...
땅속엔 얼음이 ~
산중엔 한길 넘는 눈이~쌓여있어도...
계곡 바위틈의앙상한 버들강아지...
고깔을 벗습니다.
흐르는물소리에 잠이 깨어...
봄이 오려나 ~
[주차장에서 바라본 내려온 능선 / 14: 28]
기대하였던
화채능선은 올랐지만...
다시 한번 오라는...
손짓에 ~ 묵묵부답 돌아서야 하는 오늘은 작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콕~ 찌르면...
파란 잉크를 토해내
온 천지를파랗게 물들이고도 남길듯했던
하늘이...
봄을 시샘 하는
눈을 한바탕 쏟아낼 것 같이
산 꼭대기엔 무거운 구름이 내려 앉았습니다.
귀경길 뉴스에서
대설 주위보가 내렸다고 합니다.
오는 봄을겨울이 덮어버립니다...
철없는 설악은~^^
안녕 설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