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2. 08:37ㆍ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묘봉 / 속리산 (2009년 서른 여덟 번째 산행) 159 - 120
산행 일시 : 2009 년 09 월 27 일
산행 코스 : 운흥1 리 → 사지매기골 → 765봉 → 토끼봉 → 상학봉 → 855봉 → 묘봉(874m) → 북가치 → 절골 → 운흥2 리
산행 거리 : 약 10 Km
산행 시간 : 6 시간
산행 날씨 : 흐림...비.
들 머리와 날 머리 : 운흥 1 리~ 운흥 2 리
[들머리에서 본 능선 / 09 : 00]
가을바람 불어와 흔들리는 나뭇 가지는
마음속에 그리움을 남기고...
풍요로운 들판에 흩뿌리는 가을비는...
허수아비 낡은 옷을 더욱 초라하게 만드는데...
묘봉...
백두대간 속리산.
서북 방향으로 가지를 친 枝稜線...
문장대(887)와 상학봉(834) 사이에 수려한 암골미(岩骨美)를 자랑하는 봉우리...
어제...
설악에서 얻어온 피로를 한 가득 짊어지고.
또...
산을 찾는다.
토끼가 다니는
암릉 터널이 있습니다.
짙어가는 황금 들판이 내려다 보입니다.
더 짙은
가을이라면...
떨어져 쌓이는 낙엽 밟는 소리가 음악 처럼 흐를 것 같은데...
잠시 고요가 있습니다.
바람도...빗방울도...고요에 동참 합니다.
[토끼봉 / 11 : 00]
자연의 힘이 강한 것 인지...
생명력이 강한 것 인지...
소나무한 그루가 발길을 잡습니다.
삶에 있어서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반듯한 삶일까.
구부러진 삶일까.
아니지... 그 보다 존재함으로 감사 해야 합니다.
혼자가 아닌...
많은 그리움이 있으니...
[12 : 08]
상학봉 입니다.
어디를 보아도 싫지 않은 모습으로.
이 모습을 보려고 산으로 숨는 것은 아닌지...
발끝으로...
고독을 차든... 웃음을 차든... 같은 길을 걷습니다.
묻지도 않고...
궁금해 하지도 않으며... 내 마음 흐르는 그대로...
어차피...
산 중의 대화야 선문답 이기에...
[13 : 20]
짧은...
點心이 있었습니다.
참(眞)이란 열정이 있는...
대화가 있고... 웃음이 함께하는...
불어오는 가을바람과
떨어지는 빗 방울을 맞으며 허기를 채웠습니다.
파란 하늘아래 시원한 바람이라면 神仙의 만찬이 될 텐데...
[13 : 45]
하늘이 있습니다.
그 하늘 아래 구름이 있고 또 구름이 있겠지만...
산 아래 들판의열림도 있습니다.
멀리로는 문장대도 보이고...
묻습니다.
발로만 걸었나요...
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눈과 마음으로 걷는 것이지요.
묘봉...
속리산 으뜸의 봉우리인 것 같습니다.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눈이 열리고 가슴이 열리고...
[14 : 15]
빗길이었지...
빗 방울이 바람에 날렸지...
왜...
기다림이 있었지...
툭 터놓고 말할수 없는 그리움이 있었지...
혼자...
숨었지...
설레임이 많았지...
웃었지...
걱정도... 조바심도...
반가움으로...모두가눈 웃음으로 편안함이 되었지...
발자국도 그림자도 찾을 수 없던
그 길을...
무슨 마음이었을까.
어떤 생각이었을까.
불러보고 물어 보고 싶었지만 방해가 될 것 같아...
사색의 길 입니다.
그리움이 켜켜이 내려앉은...
그 길을 걸어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