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연하천 ~ 거림]

2007. 9. 28. 22:24山/산행 일기

 

앞에 이어서 ... 연하천 ~ 거림 구간산행기

 

연하천 대피소 아래

한 뼘 남짓한 도랑물이 졸졸 졸 흐른다

그 속에 노랑단풍, 빨강단풍 나란히 누워 뜨거웠던 지난 여름 이야기에 마냥 즐겁다 ...

 


 

산중에 이런 물이 흐른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지리는 엄마의 품이라 하였던가



 

푸르름만 있으면 먹을 것 없이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지리산...

그렇지만 님들은 맛난거 싸들고 오셈...~ㅋ



 

그런 연유로 산적들도 ...

과거의 빨치산(Partizan)들도 이곳으로 숨어 들었나 보다



 

봉우리 정상에 넓은 공터가 나온다

헬기가 내릴 정도니 아마도 인공으로 넓힌 듯...



 

돌 단풍은 이끼를 흙 삼아 뿌리를 내려 꽃도 피웠다

이 녀석은 다 년생이니까 내년에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겠지 ~ ^^



 

좁은 등산로를 가로 막고 자기도 좀 봐달라 애원하는 투구꽃 ...

산중에 외로이 피어지나는이 를 반긴다



 

구름들 하루 종일 동네 개구쟁이 처럼 바쁘게 휘몰려 다닌다

또 무슨사고 치려고 -,.-



 

먼 산정이 희미하도록 몰고온 습한 안개는

고사목, 원시림과 어울려 고산의 분위기를 더욱 흥미롭게 연출한다



 

이제 겨우 13 시 밖에 되질 않았는데...

주변은 또 다시 으스스 어두워진다



 

참 으로 지리의 오늘 날씨는 변덕 스럽기 그지없다 ... -_-"



 

높이 10m가 넘는 두개 같은 하나의 바위 그리고...

한 그루 소나무는 한폭의 그림 이었으나, 짙은 안개로 잘 담지 못해 죄송...



 

형제바위 라고 불리는 이 입석 바위의 전설은...

성불 수도하던 두 형제가 산속요정 지리녀의 유혹을 경계하려



 

서로 등을 맞대고한 자세로 너무 오래있어

지금의 바위로 굳어 버렸다는 ~ㅋ 믿거나 말거나...


 

들국화는 특별 하거나 신기한 꽃은 아니지만

봄부터 소쩍새를 울릴 만큼 대단한 기개임엔 분명하다~ ^^*

 


 

사랑이란 누구나 배워 베풀고 받아야 하는 소중한 기술(?) 이란걸 들국화도 아는가 보다^^



 

정말 오랜만에 이쁜~ 나비 한 마리 구경한다...



 

녀석은 따라 다니는 내가 귀찮은 듯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고 ~

증명사진 찍듯이 볼품없는 사진 몇 장 얻었다...나비 이름 아시면 연락주셈 ~^^*

 


 

참 멀리도 왔다 ~ ^ㅇ^v

들 머리에서 천왕봉이 28 Km - 11.4 Km = 16.6Km + 2Km = 18.6Km

오늘의 여정은 아직 6.3 Km 남았네요...



 

몸이 피곤하면 마음도 여려진다던가...

우체통을 보니 마음을 담은 편지 한 장 쓰고 싶다

멀지 않은 시절 혀를 쏘옥 내밀어 우표에 침을 발라 편지를 붙이던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보내고 답장 받는데 보름은 족히 걸렸을... 그땐 기다림이 즐거웠고 ~풋 ^^*

지금은 뭐야 ... 인터넷 메일로, 채팅으로, 문자로...

보내면 바로 답장 오고



 

잠시라도 지체하면 씹었다고 ~

궁 시렁거리고... 참으로 정 머리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


 

해발 1,456m ...이런 고지에서도

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지리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바닥난 식수를 보충하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한다 ...





 

괴이한 느낌의 고사목... 마치 망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가다가 돌아서 보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는... 이것도 믿거나 ~ 말거나 ~












 

일곱 신선들이 놀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칠선봉



뒤에 보이는 바위가 젤 큰 신선이었을 듯 ...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대단한 산 처녀들 자신들 몸 무게 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아직 힘 남아 있으니 내 배낭도 벗어 달란다 ~

이 오빠 아직 쌩쌩 하단다 ...ㅎ~훗 ^^



 

오늘의 목적지인 세석대피소 까지는 2.1 Km

빗방울이 제법 굵어진다


 

아~ 웬일인가~

추석연휴 내내 청명한 날씨라고 자신있게 예보하더니 -_-"




 

마지막 힘을 다해 가파른 170여 계단을 오른다

모두들 헉~헉~ 숨 몰아 쉬기 바쁘다



 

비는 얼마나 더 내릴것인가 ???

비와 바람과 함께 세석에 도착 하였다. (18:00)



 

예약하지 못한대피소 운좋게 복도의 한 구석퉁이를 잡았다...

그리고 버너에 불을 피워 저녁을 준비하고 안주도 만들고 ~ 소주 한잔 곁들여 피로를 푼다

밤새 눈은 붙였으나 잠을 잘수없다...

떠드는 소리... 코고는 소리... 빗소리... 바람소리... 산장이란 다 이런거지 뭐 ^^

03시 짐을 챙긴다... 적당히 쉬었으니~

천왕봉은 담으로 미루고 하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밤새 내리고 있는 비와 바람을 이길수가 없을듯 하다 ... ㅠㅠ



 

이 시간에 홀로 하산하는 것도 좀 위험한데...

짐을 챙겨 밖으로 나오니 다행이 일행이 생긴다 한 가족인 듯 한데 부부와 처제들 둘... 4명



 

아~ 지리산 이여 !!!

하얀 안개 검은 구름 으로 장막을 치고, 당신의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으시나요



 

정영 당신 모습 드러내지 않으려 함은 어찌~

나와도 그리 닮았습니까 ...



 

보이는 것이 모두가 아니라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보이는 것만 가지고 판단 하려 하지요 ~



 

신비의 베일에 쌓인 모습으로

안개와 바람과 비를 부려 내게 전해 주는 당신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고있으며



 

인간들 웅성임에도 언제나 초연한 당신의 기품을

배우고 있답니다




 

당신은 내게 중요합니다...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

언제까지나 그 모습 간직 하겠습니다 ~

언제까지나 ~



 

거림으로 하산하여

부산의 모 산악회 산우들은 비로 인해 산에 오르지 못하고 아침부터 목 운동이 한창이다

잠시 조우하고 ... 그들의 친절로 대원사까지 쉽게 이동하였다...

감사 합니다~

산우님... 새벽 소주도 달콤했고요 *^^* 꾸뻑 ~




 

오늘도 이렇게 자유로운 산행을 할수 있도록 배려 해준 사랑하는 가족과

모든 님들께 감사하며

더~ 많은 시간 지리 당신의 품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 합니다...

또... 올께요... ^^ 비 맞으러 ~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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