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포천)

2008. 7. 7. 22:12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포천 백운산 (2008년 스물 일곱번째 산행) 73

산행 일시 : 2008 년 07 월06 일with 늘푸른

산행 코스 : 광덕고개 →백운산(903m) → 삼각봉 → 도마치봉(937.3m) → 전망바위 → 삼거리→ 흰바위 반석 → 백운계곡 → 야영장 →백운동 주차장

산행 거리 : 약10 Km

산행 시간 :4.5 시간

산행 날씨 : 안개비(흐림)

들 머리와 날 머리 :광덕고개 ~ 백운동 주차장

 

산길을 걷는 것은

때로는 역사와 전설의 紀行이 되기도 한다.

대체로 역사 기록이 뚜렷하지 않고,

실패한 인물들의 애절한 족적이 남은 곳 일수록, 그 지역에 남아있는 이야기는 더욱 절절하다.

경기 포천 일대의 산은,

궁예의 전설을 빼고 더 이야기 할 것이 있을까...

나라를 잃은,

궁예가 올라 회한에 잠겼다는 국망봉...

슬픔에 빠져 대성 통곡을 하자 산이 따라 울었다는 울음산(명성산)

왕건과의 전투에서 패하고 도망칠 때,

이곳 산길이 험난하여 말에서 내린 채 걸어서 도망 하였다는 도마치봉~

부인 강씨가 남편에게 죽기 전에 피해서 살았다는

강씨봉 등등...

이 일대의 산을 찾을 때마다, 듣고 있는 궁예의 전설들...

 


 

백운산은 한북정맥 상에 솟아 있으며...

광덕고개 라 불리는 곳에서~



 

남방으로 위치한 산이며,

오늘은 백운산 과 도마치봉을 잇는 종주를 계획하고 있다.



 

새벽부터 한 걸음에 달려온 광덕 고개엔

안개비가 휘몰아치고~



 

일찍부터 마을 할머니들...

산나물이며 특산품을 분주하게 정리 하고 있는 모습을 뒤로하고 ...



 

백운산을 오른다.(10:00)

산에 왔으면서도 산을 보지 못하며...



 

숲 속에 들어 섰으면서도,

숲을 느끼지 못하는 우매한 시야를 가진 산꾼...



 

겨우~ 겨우~

보이는 산속 오솔길을 따라...



 

아침이슬 가득 품은 풀잎을 발끝으로 스치며~

고온 다습한 여름산을 즐긴다.



 

안개비를 머금은, 나뭇잎은

바람과 함께 소낙비를 뿌려 주기도 하고.



 

불어오는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 때...

가려진 풍경이 산속의 적막을 깨트리며 살며시 드러나기도한다.



 

한 시간 여 백운봉 정상에 서지만...

두터운 안개로 아무 곳 도 조망 할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도마치봉으로 향한다.



 

그러나, 안개 속에서 방향을 알 수 없고, 표지판 역시 친절하지 못하여~

약 2 Km 산중 아르바이트를 즐긴다. 헉~헉~



 

백운봉 정상으로 다시 회귀하여,

새로이 방향을 잡는다.



 

몇 발자국 앞의 사람조차~

그 모습이 구분 되지 않는 안개 속 산행...



 

신천지를 발견한 콜럼버스의 기분으로,

숲 속을 헤치며~



 

안개가 주는 몽환적 분위기 속의 여유와 함께~

바람 소리, 새소리 를 즐길 뿐이다.



도마치봉에 오르니,

산세는 더욱 부끄러운 듯 짙은 분장으로 자신을 가리고 있으며...



 

주변의 들꽃은 밤새 바람과 비에 시달려,

사진 한 장 찍자고 말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지친 모습이 애처롭다.



 

벌써 몇 개월째...

지속되는 안개 속의 정국에서 시달리는그들은 얼마나 피곤할까?



 

해결책은 분명 알고 있지만,

우리 모두, 바로볼 수 있는 능력과 판단할 수 있는 용기가 없어...



 

그나~ 나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부디 우리 모두에게 본질과 현실을~



 

슬기롭게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이

주어지길 바란다.



 

대체로 여름 산행은

계곡을 겸비한 코스를 선택하여 즐기는 것이 좋다.



 

옛 선인들은 무더위를 피해

잠시 속세와 인연을 끊고 山水를 탐방하는 것을 으뜸으로 꼽았다 하는데...



 

그것은 山川 이 가장 좋은 벗이자,

심신을 치유하는 훌륭한 곳이라 생각하며 남긴...산수 기행문을 찬찬히 읽어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여름 산행의 풍류를 발견하게된다.

先行 하셨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름 산행을 한번쯤 추천 하고 싶습니다.^^



 

뜨거운 태양과 무더위를 이겨내며 흘린 땀을,

차가운 계곡에서 식히는 쾌감은 어떤 즐거움으로도 대신할 수 없으리라...



 

호젓한 계곡에서

풍덩~ 풍덩~ 그들만의 방법으로 계곡욕(溪谷浴)을 즐기고 ...




 

여인네들~

처음엔 수줍은 듯 발만 담그지만...

어마나~ 어마나~ 온 계곡이 요란해지는 연유는 나도 모르겠다~ *^^*

아마도...

여름 산행이 주는 즐거움의 비명(?)이 아닐까 생각 한다.

장마중의

후덥지근한 날씨~

짙은 안개비와 함께 즐긴 오늘의 산행...

비록 모습은 지워져, 산수의 풍광을 느낄 수 없었지만~

절제된 당신의 그 모습이,

더 큰 아름다운 매력으로 오랫동안 기억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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