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2008. 11. 24. 20:13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계룡산 (2008년 마흔 네 번째 산행) 88

산행 일시 : 2008 년11 월23 일

산행 코스 : 주차장 → 갑사 → 연천봉 → 관음봉 → 자연성릉→ 삼불봉 → 남매탑 →동학사 → 주차장

산행 거리 : 약10 Km

산행 시간 : 5 시간

산행 날씨 : 맑음

들 머리와 날 머리 : 갑사, 동학사

 

자욱한 새벽 안개를 가르며

가을이

한 가닥 남아 있을 것만 같은 계룡산을 찾습니다.



 

나뭇가지에 있어야 할 이파리는 모두 떨어져

개울로 나왔습니다.

지난 여름~

갈증의 한을 풀라고 심술궂은 바람이 꼬드겼는가 봅니다.

말라있는 그 곳엔...

순진한 낙엽과 심술 꾸러기들만 가득 합니다.



 

은근히 찬 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몸을 움츠리게 만들지만,

상쾌한 공기가 좋은 아침입니다.

계절은...

가을을 넘어 쓸쓸한 겨울로 향하고 있습니다.





[갑사]

 

인심후한 절 집 주인이 남겨 놓은 까치 밥은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려 있습니다~

몇 개 따서

아침 허기를 때우고 싶지만...

모자라는 것이 있어 눈요기만 합니다.^^



 

땅바닥으로 내려온 가랑잎이

아침 이슬에 바스락 거리진 않아도...



 

폭신거리는

느낌이 살며시 미안하기도 합니다 ^^



 

오늘도 산 꾼들은

속세의 짐을 지고 산정을 향하여 걷고 있습니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가 봅니다.


 

터벅터벅...

힘들어 합니다...

오른다는 것은 항상 힘들고 어렵지만,

그 오름을 통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려 함이 있겠지요...



 

지축을 울리는 발자국 소리와

몰아 쉬는 숨소리에 이곳의 주인들이 말 없이 자리를 비켜 줍니다...



[연천봉]

 

그 틈을 빌러 이방인이 주인인양 행세를 합니다...

가끔은 그들에게 미안할 때도 있답니다.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오늘 지나갈 봉우리를 둘러 봅니다... 문필봉...관음봉... 삼불봉...



[연천봉에서 본 천황봉]

 

계룡산 정상의 천황봉엔

중요한 시설물이 있어 출입이 어려운가 봅니다.

 

天皇峰 ...???

듣기 거북한 이름입니다.

왜놈들이 남의 땅 높은 봉우리를

죄다 천황봉이라고 지어 놓고 가긴 하였지만...

아직도 우리는 그렇게 불러야 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습니다.



[갑사]

 

아침에 지나온 갑사가 보이는군요^^

가까이서 볼 때는 공사 중이라 좀 어수선해 보였는데, 이곳에서 보이는 갑사는 조용한 사찰로만 보입니다.



 

때로는 사물을

멀찍이 떨어져서 볼줄아는 지혜도 필요하리라~ ^^





[동학사]





[자연성벽과 삼불봉]

 

오르지 못할 장벽은 없습니다.

어디선가 한 톨의 홀씨가 날아와 성벽에 붙습니다.

그들이

오르기 시작 합니다...

처음엔 가늘고 여린 손으로 장벽을 잡습니다.

처음엔 쓸쓸하고 고독하게한 가닥으로 시작합니다.

차츰차츰

식구를 늘려 갑니다.

소리 없이 장벽을 넘습니다.

어마어마한 장벽도 한 계절이 다 가기 전에 정복하고 맙니다.

담쟁이가 말입니다.

 



[관음봉]





[당겨본 천황봉]





 

며칠 전 중부지방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이곳에도 내렸었나 봅니다~ 멀리 희긋희긋한 점이 보입니다...



 

골짜기 돌 무덤에

바위들이 흰 눈을 쓰고 있군요...

녹지 않고 봄 까지 가기에는 그 勢가 약해 보입니다~

 



 

긴 忍苦 의

흔적이 보입니다.

도란도란

그들의 이야기가 들립니다.



 

앞 능선에는...

홀랑 벗은 裸木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왜???

벗었냐고 묻지 않겠습니다.

왜 그렇게

서 있느냐고도 묻지 않겠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애들은 가라~ 부터 시작하는 시골 장터의 약장수들 대개가

계룡산 에서 도를 닦았다고들 하던데..

그만큼 계룡산은

민속신앙의 중심지로 氣가 강한 산인가 봅니다...

고독한 이 몸도 하산하여 자리를 펴는것은 아닐련지...









[삼불봉 정상]

 

자연의 모습은 ...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행복합니다.

떠도는 구름처럼 ...

지나가는 바람처럼...

구름이 산에 걸리듯 산이 비에 젖듯...

바람이 노래를 부르고 나뭇가지가 춤을 추듯이...

 



 

사람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할까???

오만(五萬)가지를 한다고 하지요^^

그렇게 많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너저분하게 많은 것이 머릿속을 메우고 있다는 것이 겠지요^^

그 중에

어제와 똑같은 생각이 99.9 % 랍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은...

어리석음을 벗고 올바른 깨우침을 얻어 끝없는 윤회에서 헤어 나라 합니다.

 



[청량사지 7층 석탑]

 

남매탑이 지닌

전설은 애닯기도 하지만 아름답습니다.

그 전설은

인간의 선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청량사지쌍탑(淸凉寺址雙塔) / 남매탑]

 

정이란 것이~

사람을 그리고 애달픈 고독의 그리움을 이 탑에 담아두었는가 봅니다~

남매탑...



[동학사]

 

시간은 남고

더 갈 곳은 없지만...



 

하루도..

행복한 산행을 즐겼습니다 ^^

다음 산행은...

겨울의 모습을 볼수 있지않을까 기대하여야 겠습니다.






 

시인마을 이랍니다.

시인마을...

이름이 참 좋습니다.

산에 오면

모두가 시인인가요?

시도 좋지만...

텅~빈 허공을 떠도는 구름처럼~ 바람처럼~ 영혼이 자유롭기를 기대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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