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4. 23:04ㆍ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괘방산 / 정동진 (2008년 마흔 일곱 번째 산행) 91
산행 일시 : 2008 년12 월14 일
산행 코스 : 안인진 → 삼우봉 → 괘방산 → 괘일재 → 당집산신각 → 183봉 → 정동진
산행 거리 : 약9 Km
산행 시간 :3.5 시간
산행 날씨 :맑음
들 머리와 날 머리 :안인진, 정동진
들 머리~
안인진에는...
끝없이 펼쳐지는 茫茫大海~
귓 전을 울리는 시원한 파도소리~
그리고...
코 끝을 에일듯 한 겨울 바닷 바람이 싱그럽게 五感을 자극 합니다.
밀려오는 파도가
해안선에 부딪치며 뿜어내는 새 하얀 포말...
그 純白의
아름다움에 가슴을 적시며 산을 오릅니다.
괘방산
그리고 동해의 푸른 바다...
새벽부터 쉼 없이 달려와~
부서지는 뽀얀 거품으로...
世波에 얼룩진 몸과 마음을 닦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이십여 리 산길은...
산과 바다를 함께 담을 수 있는 행복한 산행입니다.
그리 높지 않은~
뒷 동산 같은 분위기의 괘방산에서 내려다 본 東海...
파도에 실린
겨울 이야기가 쉼 없이 나의 귓전을 울림니다.
능선 반대쪽으로
펼쳐지는 산그리메...
백두대간을
넘느라 쇠하여진 北西 계절풍은
맺힌 땀을 식혀 줄 만큼의 바람만 내려 놓고 지나 갑니다.
날씨가 좋아
조망이 일품입니다.
[공군 전시장]
해안 도로를 마주한 산 자락에는
지금 이라도 푸른 바다를 향해 날아 갈 듯한 커다란 비행기가 보입니다.
일기 예보에
오늘 이곳에 눈이 많이 내린다 하여
하얀 눈을 만끽 하리라 기대를 하고 왔지만...
눈은 부서지는
파도의 하얀 거품 속으로 모두 숨어 버리고~
백두대간을 넘은 겨울 바람만 나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조금씩 고도를 높이면 완만한 오름 길에
페러글라이더의 滑空場 으로 이용되는 공터와 정자가 있는 봉우리 가 나옵니다.
갈 길이
그리 험하지도...
멀지도 않기에 여유를 부립니다.
괘방산이
世人의 이목을 끌게 된 것은...
지난 1996년 9월
25명의 무장공비가 잠수정을 타고 내려와
해변에 뒤 꽁무니를 들여 대다 좌초된 사건 부터라 생각 합니다.
뒤로 넘어져 보지도 못하고
코가 깨진~^^
절박하고 숨막히던 순간이...
벌써 우리에겐 기억 속에서 멀어지는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곳에도...
山城 이 있었던가 봅니다.
부서져 흩어진
殘骸 가 이곳 저곳 산만하게 널려 있습니다.
낭만과 추억이 함께하는
동해선 철도와 7 번국도가 海岸線을 따라 나란히 지나갑니다.
이 길을...
홀로 걷는다는 것은~
너무나 쓸쓸하기도 하지만... 호젓한 산책 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바다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잠시 숨습니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쓸쓸함이싫어서...
소나무 숲 사이로
또 다시 푸른 바다가 보입니다.
바다엔 보트나 요트가 한가롭게 떠 있으면 錦上添花일 텐데...
그런 아쉬움을 달래 주려는지...
하늘엔
페러글라이더가
겨울 하늘을 산책 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산행은 이렇게 정동진 역 바로 앞에서 끝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신다면
비치 샌달에 까운을 걸치고 이 길을 걸어 안인진으로 가시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라 생각 해봅니다~ㅎㅎ
하루 종일
백사장에서 푸른하늘과 푸른 바다에 시달리는 일도 재미있는 일이 겠지만요...^^
파도를 만났습니다.
성난 파도가 가만히 있는 모래톱을 사정없이 때리고 도망갑니다.
거슬러 억지하지 않는
저들의 자유 분방한 놀이는 언제부터 시작 되었을까요^^
한숨 속에서 보낸 시간도...
가슴 한켠 묻어둔 혼자만의 이야기도...
모두 토해내 던져져 그렇게 함께 부서지고 있습니다.
볼을 에이는바람도...
어깨에 내려 앉은 겨울인지라 더 서글프게 찹니다.
일렁이는 물결 위의 햇살도...
홀로 온 겨울 바다인지라 더욱 쓸쓸하게만 느껴집니다.
산에는
크루즈도 올라 있고, 범선도 올라가 있습니다...
그 아래
철길에는 긴 열차가 달립니다...
山 이 바다인 듯...
바다가 山인 듯 합니다.
가슴을
흠뻑 적시고 달아난 파도 도~
머리 위를
맴돌던 흰 새들의 날갯짓 도~
나...
가끔 그리워지는 것은~
그 대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며... 나 또한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이리라~~~
먼 곳의 憧憬이
끊임없는 산행을 유혹 하여 왔듯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겨울바다의 충동이 가슴 깊이 저미어올 때~
나...
언제이고 이 산과 이 바다로...
또~
올 것 이라고...
기약 없는 약속을 남깁니다...
또~
올 것 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