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강 / 오대산

2009. 7. 20. 21:01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소금강 / 오대산(2009년 스물 여덟 번째 산행) 149 - 112

산행 일시 : 2009 년 07 월 19 일

산행 코스 : 진고개 → 노인봉(1,338m) → 백마봉 → 낙영폭포 → 광폭 → 백운대 → 만물상 → 구룡폭포 → 금강사 → 십자소 → 무릉계 → 관리소 주차장 → 삼산리 소나무

산행 거리 : 약 13.5 Km

산행 시간 : 5 시간

산행 날씨 : 맑음

들 머리와 날 머리 : 진고개 ~ 연곡면 삼산리 무릉계입구

 

 

초록빛 그림자 조차도 눈부신,

고요한 오대산의 아침..

 

 

아침햇살 그리운 동산은...

밤새 내린 비를 머금은 채 하늘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구름 틈으로

반짝이는 햇살은,

제 키를 훌쩍 웃자란 숲의 그림자를 흩뿌리고...


 

 

햇살 안은 숲은,

먼 여행 이라도 떠날 듯,

간 밤의 꿈을 이슬에 씻는다...


 

 



[여로와 초롱꽃]


 


 

숲을 안고 흐르는 바람에

가느다란 하늘 빛이 어린다...

모든 것이...

태양의 아들로 태어나는 시간.

 

 

[노인봉]

 

모래알과 바위의 존재감에,

우열이 없듯이...

하늘은

땅을 그렇게 사랑하는가 보다.



 

하늘이 땅에 주는 사랑은,

눈 먼 사랑...

땅이 하늘을 사랑하는 것 은

흠모의 情...

 

 

땅은...

하늘이 내리는 것 어느 하나 버리지 않는다.

산 골짜기는...

하늘과 땅의 은밀한 사랑이 만나는 곳...

 



 


 


 

나무와 풀을 지닌

숲...

이슬과 바람을 가진

구름....

숲과

구름이 어우러져

햇살을 조각하는 시간...

 



하늘과 땅의 사랑 앞에서...

마음이 무너지고, 생각이 부서져 내린다.

사랑한다고... 외치듯 불러온 내 사랑은,

얼마나 가장된 빈말이었을까...

그 사랑이 부끄러워.

숲의 그림자로 나의 그림자를 지운다.

 


 


 

숲이 하늘이고,

하늘이 숲입니다....

그늘과 볕의...

깊은 정이 어우러진 곳...

그림자를 끌고 다닐 일 없는

홀가분한 산책 길...





숲은...

갖고 있던 물 을 흘려 보내고...

흐르는 물이 만든 길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선다.

 


 

[낙영폭포]

 

빛을 따라 길게 누운 나무는,

마주보며 흔들리고...

아침 저녁...

자신들의 그림자를 뒤섞는다.


 



 


 

물과 바위...

빛과 그림자...

나무와 바람의 상유(相卽相入).

주객이 지워진 경계... 이것이 계곡의 진경이 아닐까...

 


 


[백운대]

 

큰 스케일의 계곡에서 맛볼 수 없는

소금강의 山- 水- 美-

이러한 아름다움을...

기암 괴석과 소, 담, 폭포로만 상찬하는 건 반쪽의 美學이 아닐까...




[만물상]



 


[귀면암]




 


 

계류(溪流) 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뿌리 깊은 나무가

쉼 없이 물을 머금고...

무성한 나뭇잎은

대기의 수분을 모아 땅속 깊이 고이 간직하고 있으리라.





 

큰 비가 내린 뒤

물의 량을 조절하는숲의 재능...

숲은 움직이지 않는 구름...

마르지 않는 샘... 그들의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 만물의 영장...

그 뻔뻔스러움에 고개를 떨군다.



[구룡폭포 / 上 ]

 


[구룡폭포 / 下 ]

 



 



 






 

소금강...

몸과 마음이 가리키는 속도로

계곡과 숲을 오가는 걸음은 지루할 틈이 없는 곳.

느긋하게 걷다가

투명한 홍류(紅流)에 신선되어 누우면...

파란하늘 아래

점점이 지나는 구름 되어

세월은 어디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피안은 어디고 속세는 어딘지...

소금강의 매력에 흡뻑 취하며 발길을 잊는다.

 




[십자 (十字) 소]

 


 

계곡의 흐름을 따라

삼산리 수호 신 안부를 묻는다.

 

오백 년 바람을 맞이한

소나무...

오백 년의 구름을 지켜 본

삼산리 소나무...

헐벗은 표피가...

메마른 가지가...

푸르러야 할 잎은 어디에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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