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2009. 7. 6. 20:24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삼각산(2009년 스물 일곱 번째 산행) 148 - 112

산행 일시 : 2009 년 07 월 05 일

산행 코스 : 산성매표소 → 중성문 → 중흥사지 → 보국문 → 대성문 → 대남문 → 대동문 → 동장대 → 위문 → 백운대 → 백운산장 → 하루재 → 도선사 → 우이동

산행 거리 : 약 12 Km

산행 시간 : 7 시간

산행 날씨 : 맑음,

들 머리와 날 머리 : 산성 매표소 ~ 도선사

 


[공원 입구에서 : 08 :53]


아무런 계획도 없는 일요일...

좀더 눈을 붙이면 안될까..

몸이 무겁다.

가끔은 뒹굴 거리며 쉬고 싶은 날...

내게도 그런 날이 있다.

더~ 잘까...

죽으면 일어나고 싶어도 못 일어날 텐데...

그때 실컷 자지 뭐...

짐을 챙긴다.

06 시 다녀 오리다.

오늘도 한 줄기 바람이 그리운 남자....

 


[산성계곡]

 

뿌연 가스층...

회색 빛 뜨거운 열 섬...

더운 공기 가득 품은 복잡한 빌딩 숲...

삼각산에 오르면

시원스레 도심의 얼굴이 보이려나...

한줄기 소나기가 쏟아져 준다면

기꺼이 맞을 수도 있는데... 은근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산성계곡을 따라

오른다.

싱그러운 물 소리가 좋은

여름 아침이다...



[중성문 그리고 인수봉 / 09 : 40]




 




물소리가 좋고...

너럭바위가 좋기에 배낭을 내려 놓는다.

정해놓은 목적지도

코스도 없기에...

물소리가 좋아

물길을 따라 오르고...

 


[대성문 / 11 : 07]

 


 

새소리 벌레소리가 좋아

그들이 부르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걷다가 힘들면 쉬고...

오늘은 어디서 낮잠이나 실컷 자다가 내려가야지...

오르는 코스도

하산 코스도 많은 도심의 산...

그래서...

도심 주변의산행은 부담이 없어 좋다.

 




 

 




[뿌연 가스에 덮인 노적봉 / 백운대 / 만경대 / 인수봉]

 

12시 방향이 백운봉(대), 3시방향이 만경봉(대), 7시 방향이 노적봉,

그래서 삼각산이라고 하는데...



[대동문 / 12 : 27]

 

산성 길...

시간을 거슬러 옛 도성에 온 것만 같은 분위기.

서성이는 사람에게

의상만 바꾸어 입힌다면...

수 백년 전 과거로 회귀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괴나리 봇짐에

지팡이 짚고 웅성웅성 무슨 이야깃거리가 있었을까..

한참을 쉬면서...

그들의 행동에 사극의 한 장면이 흘러간다.

 


[동장대]

 

산성 길..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것만 같은 분위기..

때로는...

성곽을 따라 걷기도 하고.

때로는 산성 안으로 편안한 길을 걸으며...

기억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역사를 구슬 꿰듯이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


길섶의...

애꿎은 들꽃에게 한마디 건넨다.

 


 

가냘픈 몸매에

힘겹게 매달고 있는 너의 웃음...

그 안에

흔들리는 바람의 여운이 머문다.

 

 

깊게 흐느끼지 말라.

얕게 웃지 말라.

너의 감성의 뜰에

웃고 지나가는 이성의 엇갈림 들...



[13 : 40]




 





 





 


[위문]



[인수봉]


 

[백운대 836.5 m / 15 : 02]

 

백운대 너른 바위 위에서

뿌연 도심을 내려다 보며 늦은 점심을 먹는다..


홀로 하는 점심이

오늘따라 많이 뻘쭘해 주변을 기웃거린다.

함께 할 사람 없을까..


꾸역꾸역...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

굶주린 돼지새끼 처럼 급하게 꿀꿀거리고 보따리를 챙긴다.

자리를 깔고...

잠시 취침 모드로 들어 간다.


 


[만경대]

 

멀쩡한 집 놔두고.

딱딱한 바위 위에서...

그래도 좋다.

잠이 오지 않아도 좋고...

주변에서 떠들어도 좋고...

빗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져도 좋다.

산정에서

잠을 잘 수 있다는 것.

산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인수봉 / 810.5m]




[인수봉의 클라이머...]

 

가끔...

까마귀울음이 산을 뒤덮는다.

까마귀의 까악 거림이 더욱 음산 하게 만든다.


암릉에 매달려있는 클라이머들의 모습.

즐기는 사람보다 지켜보는 사람이 더 많은 긴장을 하게 되는 것...




 




 

삼십여 분...

새벽 베개를 껴안고 사정하던 단잠의 소원을 풀었다.

참.

몸뚱아리 란.

간사하기도 하지...

문득...

갈 곳이 있음을 깨닫고 하산한다.




 


[백운 대피소]

 


 

떠나기 아쉬워...

돌아본 인수봉도 이제 하루를 마감하는 모습이다.

 


 

하루재에서

도선사 방향으로 편안한 하산을 즐긴다.


어디를 어떻게 돌까...

아무런 계획 없이 마실 나오듯 산에 올라.

일곱 시간을


이곳에 조용히 버리고 간다.

하루 종일 따라다니던 발자국도...

시간이 지나면 그 위에 더해질 숱한 발자국으로 자취를 감추겠지.


또...

한참의 시간이.

흘러야 올 수 있는 곳.

그렇기에...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가 보다.

 

 

교통... 구파발역 1번 출구 →마을버스 → 국립공원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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