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 21:19ㆍ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백암산 / 백양사 (2009년 마흔 세 번째 산행) 164 - 125
산행 일시 : 2009 년 11 월 01 일
산행 코스 : 남창골 → 전남대 수련원 → 휴양림 → 산성(남문) → 갓바위 → 원점 회귀 왕복 (7.5Km) → 전남대 수련원 → 몽계폭포 → 남창고개 → 상왕봉(백암산) → 백양사 → 쌍계루 → 주차장
산행 거리 : 약 15 Km
산행 시간 : 5 시간
산행 날씨 : 흐린후 맑음.
들 머리와 날 머리 : 남창골 전남대 수련원~ 백양사 주차장
[전남대 수련원 / 10 : 30]
내장산의 유명세에 가려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백암산은 예로부터...
조선 팔경의 하나로 명성이 높았다고 한다.
백제 고찰 백양사를 품고 있으며...가을 단풍과 겨울 눈꽃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는 산이다.
가을에는...
차가운 서릿발 동토(凍土)에서 꾸었던,
희망의 꿈이 서려 있습니다.
온몸을 부르르 떨며 움 틔우던,
파릇파릇 고운 이파리의 숨소리가 묻어있습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울어대던,
쓰르라미의 보석 같은 눈물이 담겨 있습니다.
가을은...
그들의 애환(哀歡)으로 만들어진,
아름답고 소중한 결실의 계절입니다.
[입암산성 남문 / 460m]
[11:30]
한 시간쯤 올랐습니다.
이제야 지도를 보고 산세를 둘러봅니다.
갈 길을 확인 않고 떠나온 발길...
산정이 보이지 않는 것을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깔리는 시야엔...
눈물에 젖은 계절의 슬픔만 뒹굴고 있습니다.
등짐을 다시 추스르고...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며 부지런히 오던 길로 걸음을 서두릅니다.
곱기만 하던가을이...
밤새 시샘 하는 비 바람에 모질게도 흔들렸습니다.
떨어져 뒹구는 계절의 흔적들...
가까이 만나기엔 애틋한 풍경들입니다.
가슴에쌓인사연들이...
잔잔히 흔들리며 전해옵니다.
[상왕봉 / 14 : 50]
백암산의 단풍은...
애기 단풍 이라고 불립니다.
흔히 눈에 띄는 단풍잎 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잘고 앙증스런 자태에,
곱고 고운 새색시 수줍은 빛깔입니다.
어디...
붉은 것만 단풍이더냐.
노오란 것만 단풍이더냐.
붉은...노랑...주홍빛
그 것 말고 초록인 나도 단풍이 아니더냐...
붉은 빛 단풍은 마음을 들뜨게 하고,
노란 빛 단풍은 마음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가벼워지는 초록빛에 내 몸은 청춘인 듯 설레고,
주홍빛 단풍은 열애에 빠졌던 젊은 날의 초상이 아닐까...
[백양사 / 15 : 15]
산에,
오르지 않아도...
물가에만 맴돌아도...
물에 빠진 나무들만 바라보아도...
나목(裸木) 이기를 꿈꾸는단풍 빛만 바라보아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을 때입니다.
이 가을 그대들은...
주홍빛 단풍 !!!
산...
나무...
구름...
하늘...
모두 물 속에 잠겼습니다.
추파(秋波)가
산 을, 나무를, 구름을, 하늘을 흔들고...
마음을 흔들고...
생각도 흔들고...
거울에 비친 풍경들
그 한 점만 마음에 담아도...
가을이 느껴지고...
그 느낌 속에 행복의 씨앗은...
우리의 가슴 구석구석으로 전해오지 않을까...
[15 : 50]
계절을 바꾸어 놓으려는...
겁 없는 겨울 바람이 세차게 휘몰아 칩니다.
흔들리는 나뭇잎...
그보다도 더 바쁜 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가려고 하였던 곳을 줄이고 줄여 시간의 틀에 꿰 맞추고...
계획에 없던 곳을 한참이 나돌아 다녔습니다.
가끔...
이렇게도 산행을 하는가봅니다.
덕분에...
발 품도...좋은 구경도...많이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