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31. 20:56ㆍ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웅산 / 진해(2009년 열 다섯번째 산행) 136 - 103
산행 일시 : 2009 년03 월29 일
산행 코스 : 안민고개 → 진달래 능선 → 불모산 갈림길 → 바람재 → 시루봉(웅산 / 660m) → 약수터 → 풍호공원
산행 거리 : 약 10 Km
산행 시간 : 4.5 시간
산행 날씨 : 구름 많음.
들 머리와 날 머리 : 안민고개 ~ 풍호공원
강원도 산골에서
春雪의 소식이 전해 오지만...
겨울은 지나갔습니다.
꽃이 피었습니다.
[진달래 능선]
봄이 오는 화사한 길엔.
반가움이 있고... 아름다운 꿈이 있습니다.
숨겨놓은
그리움도 꿈틀거립니다.
슬픔처럼.
그리움처럼.
시린 손 비벼가며 기다려온 봄 입니다.
꽃을 피우라고...
지리한 겨울은 또 그렇게 자리를 비켜줍니다.
꽃을 피운다고,
초록으로 물들인다고
분주한 모습으로 봄은 왔습니다.
[진해만]
오늘...
생일을 맞은 산우입니다.
산우들이 멋진 케잌과 맛난 미역국 그리고 샴페인을 준비 하였답니다.
축하합니다~~~
먼 바다만 응시하는 돌덩이가...
寤寐不忘 望夫石을 떠 올리게 합니다.
기다림... 그리움...
그 것들에...지쳐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바람이 있고...
소리가 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부드러운 능선 입니다.
멀리...
꽃 바람난 여인네는 가슴을 젖히고 유혹합니다.
가야 할 시루봉 입니다.
앞서가는
작은 발걸음들이...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지만,
그들에겐 아름다운 질서가 있습니다.
걷는 모습이 예쁜 사람은 마음도 아름답습니다.
호젓이 사랑을 나누면 좋으련만,
오고 가는 산객들 눈요기 되고 있으니.
춘삼월 호시절(好時節)이 눈물 가득한 그리움으로 남지 않을까...
지나치며 미안해 합니다.
죽고 죽이던
상흔을 달래려고...
밀려오고 밀려가는 진해만의 푸른 물결은,
충무공의 영혼을 담고 흐르는 듯 고요와 검푸름만 더해갑니다.
[불모산]
인간은
자연의 한 점이나 될까요...
흰 화선지에 물감을 뿌리며
모습을 담습니다.
그립다고...
미워 한다고...
잊고 싶다고 한 점을 찍습니다.
먼 훗날의 기억이라고...
추억이라고 되새김질을 하면서...
한 방울...
한 방울 또 흩뿌려 봅니다.
멀리 점점이 떠있는
작은 섬들을 당겨 봅니다.
흐흠...
작은 백사장도 있군요~
섬엔 사람이 살까...물은 있을까...
밤 마다
저 섬에도 별똥별이 떨어질까~
空然한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 집니다.
숨어들고 싶습니다.
문명의 현실에서 도망하고 싶습니다.
[시루봉 / 웅산]
시루봉입니다.
웅산(熊山) 이라고도 합니다.
멀리서 보기엔
봉긋한 여인네 가슴이었습니다.
야릇한 설렘이 있었습니다.
좀더 다가오니
떡 시루처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굶주림의 욕망이 샘 솟아 오릅니다.
가까이 다가오니
수반(水盤) 위에 가두어진 육중한 바위덩이 입니다.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해병혼"이라 쓴 글자가있습니다. "병"만 보입니다]
또...
잊혀질
신비로움을 뒤로 합니다.
고요히 흐르는 애잔함에 뒤돌아봅니다.
앞모습을 담던...
뒷모습을 훔치던...
어차피 하나의 피사체일 뿐입니다.
그러나
꼭 내 눈에 담고 싶어 하는 것은,
욕심인가요...
만남입니다...
새로운 계절과만나고,
전혀 새로운 풍경과 만나고,
불현듯 새로운 생각과 만나는 것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
서로 길동무 삼아 걸어가는 길에서,
꿈 같은 풍경이 흐르듯 다가와 말을 걸어오면.
파편처럼 흩어졌던 생각도 다시 모이고 잃었던 꿈도 다시 살아납니다.
멀리 왔습니다.
산속에 있던 시간보다
산에 있으려고 온 시간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욕망을 채우고
새로운 꿈을 얻어서 갑니다.
그 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길바닥에 뿌리며 돌아 갈 것입니다.
이별의 시간이기에...
조금은 아쉬워해 줍니다.
피어나는 벚꽃 물결이 그리워
고운 산님들 손끝을 잡고 찾아 왔는데...
꽃샘바람 무서워.
터트리던 봉오리 멈춰버리고.
미완의 약속만 뿌리고 돌아 서게 합니다.
피다만
연분홍...
연 초록이지만...
아름답습니다.
새로운 시작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