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재~연하천 / 지리산

2009. 5. 7. 22:31山/산행 일기

 

지리산 둘째 날...

2009 년 05 월 03 일

성삼재 08 : 30 ~ 연하천 19 : 50

 

빗소리에

화엄사 입구에서 밤새 마음을 졸였습니다.

자는 듯 ~ 마는 듯 ~

후 두둑 거리는 빗 소리만 들으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출발 준비를 마쳤지만...

계속되는 빗 방울에 마음이 심란합니다.

 


[성삼재 / 08 : 30]

 

예약한

승합차를 타고

성삼재 들 머리로 향합니다.

다행이 산은...

내려가라 하지 않습니다.

해발 1,102 m 성삼재의 날씨는 산 아래 동네와 달랐습니다.

뽀얀~

구름과 함께...
 


 

빨리...

걷지 않습니다.

부지런히...

걷지도 않습니다.

온몸이 자연 속으로 스며 들기를 바라면서 천천히 걷습니다.

이번산행 구성 인원 중엔

초등 6, 중 2 男妹 도 함께 합니다.

 


[노고단 대피소]



 

천천히~

천천히 ~

걷다가 쉬고,

쉬다가 걷습니다...

모두가

마음은 청춘이지만

몸은 마음을 따라주지 못합니다.

꼭 한번...

지리산 종주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작은 소망을 가진 느림보 산 꾼들의 걸음 수는...

그래도~

축적되어 갑니다.



 

[노고단 / 1,507m]



 

노고단 의 안개구름이

신비로운 기운을 충전시켜 주고 있습니다.

산을...

숨기기도~ 보이게도 하면서...

큰 산이 주는 중압감에서 조금씩 헤어날 수있도록 합니다.

 


 


 


 


 

[노고단 고개]

 

노고단을

휘감는 안개를...

산 아래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구름이라 부릅니다.

아침까지 비를 뿌리며

가슴조리게 만들던 짓궂은 구름...

지금

그 구름 위를 걷습니다.



 

구름 위에서

신선이 된 기분으로...

숨어 듭니다.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춥니다.

겨우내 움츠리던 모습을 던져버린

진달래의 아픔을 딛고서...



 


 


 



 


 



 


 


 

 

[노루목 삼거리]

 

반야봉을 오릅니다.

늘 이 코스를 오를 때면

산중에서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 듭니다.

22 Kg 이 넘는 보따리를 내려 놓고

산을 오를 수 있기에 날아갈 듯 가벼운 몸이 됩니다.



 

버리면

행복한 것을...

비우면

편안 하다는 것을...

산을 오를 때마다 배우곤 하지만

돌아가면 또 채우지 못해 몸살을 앓습니다.



[반야봉 / 지리산 제2봉1,732 m]

 

반야봉은

주 능선 종주 시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 내려 온다는 이유만으로

대부분의 산꾼들은 반야봉을 거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리산의

제 2 봉 이라는 감언으로

느림보 산우들을 뫼시고 올랐습니다.


 


[반야봉에서 바라본 성삼재 휴게소]

 


[구름과 맞닿은 / 노고단 정상]




 

[구름에 감추어진 천왕봉]



 



 


 


 

하루 종일

산중의 구름은

하늘과 맞닿아 경계 없이 오고 갑니다.

우리가 산다는 것.

구름처럼...

흐르는 바람처럼...

자유로운 삶이기를 바랍니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라면.

자유로운 영혼을 지녀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산다는 것...

세상일 무엇 하나

자신의 뜻대로 순조롭지는 않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삶이라면...




 

[삼도봉의 산꾼들]




 


 

찾습니다.

잊었던 사람을.

이곳 지리산에 올라서...

내게

자유로운 영혼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자유로운 영혼을

맑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을...

그 사람은...

내 안의나.

바로 나 자신일 것입니다.

自身...



[삼도봉 / 1,499m]




 



 


 

17시 43 분

지리산 파란 하늘엔

성질 급한 반쪽 달이 올랐습니다...

태양은 아직도...

한 시간이나 더 있어야 자리를 비켜줄 텐데...

나머지 반쪽은

어디다 두고 왔을 고...

 

[멀리 지리산 정상 / 천왕봉]

 

구름 속에서만 머물던 천왕봉도 모습을 보입니다.

나의 그림자가 길게 누웠습니다.

걸은 만큼 목적지는 가까이 오고

가까이 온 만큼 시간도 흘렀는가 봅니다.

산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체력의 소모와 비례하는 것입니다.


산우가 힘들어 합니다.

고통스러워 합니다.

딱히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기다려 줄 뿐입니다.

 



 


 


 

1 박 목적지...

연하천에 이르지 못하여 해가 기울고 어두워 집니다.


14.9 Km 를 걸었습니다.

11 시간 30 분 소요되었습니다.

트랙 킹 평균 속도는 1.3 Km / Hr 입니다...

한 명의 낙오도

조금의 사고도 없이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모두에게 갈채를 보냅니다.

 



[19 : 02 / 연하천 인근에서 만난 일몰]

 

산행 중

대피소에서 갖는 만찬 시간은...

또 하나의 멋진 추억 만들기 입니다.

배낭이 무거우면 휴식이 행복하고...

배낭이 가벼우면 산행이 행복하다고 산우에게 일렀습니다.

행복한 휴식을 위하여 배낭을 비웁니다.

내일의 행복한 산행을 위하여 배낭을 비웁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위하여 !!!~~~

취침시간입니다.

일부는 산장 대피소에서...

몇몇은 종주산행의 꽃 비박(bivwac)을 즐깁니다.

연하천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누웠습니다.

별빛과

망막 사이엔...

낮 시간뜨겁게 달구어진 大氣가

눈물을 흩뿌리며알알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수많은 별빛...

누구에게 눈길을 줄까 망설여 봅니다.

꺼질 듯~ 말 듯~

힘겹게 빛나는 작은 별 하나를 가슴에 품습니다.

눈을 감습니다.

방울방울 피부에 와 닿는 밤 이슬이 피곤한 눈을 방해합니다.

중천의반달도

하늘 끝 자락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큼지막한 유성(流星)이

곡선을 그으며 쏜살같이 사라집니다.

별빛이 너무나 밝아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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