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2009. 8. 31. 22:08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덕유산 (2009년 서른 세번째 산행) 154 - 115

산행 일시 : 2009 년 08 월 29 ~ 30일

산행 코스 : 안성 탐방지원쎈타 → 칠연계곡 → 동업령 (비박) → 송계삼거리 → 중봉 (1,594m) → 대피소 → 향적봉(1,614m) → 설천봉 → 곤도라→ 무주리조트

산행 거리 : 약 12 Km

산행 시간 : 19 시간

산행 날씨 : 비, 바람, 운무

들 머리와 날 머리 : 안성 탐방 지원쎈타 ~ 무주리조트

 


[덕유산 안성 탐방 지원쎈타 / 17 : 25]

 

혼자십니까...

네...

늦으셨네요...

네... 조금...

어디까지 가십니까...

육십령으로 갈까... 백련사로 갈까... 아직 요.

비박 하세요...

네...

비 온다는데...조심하세요~

네....

산...

그 품으로 숨어듭니다.

 


[칠연계곡]

 



 


[소나무와 서어나무]

 

우리는 이렇게 백 년을 같이 했습니다.

우릴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곱진 않았지만,

그래도 모자람이 많아 앞으로도 이렇게 백 년을 같이 하렵니다.(後略)

[솔 도령과 서어 낭자의 사랑이야기 / 게시물에서 옮겨 적음]

 

 



 



[1,155m / 18 :53]



 


[동업령 / 19 : 38]



[1,320m / 20 : 22]

 

바람도

있는 힘을 다해 산 능선을 넘습니다.

낡은 타프가 찢어져 날아 갈 것 만 같습니다.

그래도...

하룻밤 지새울 공간은 확보된 듯 합니다.

동업령...

구름이 머물고 있습니다.

구름과 함께 바람을 즐깁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산이 주는 분위기에 흠뻑 취해 봅니다.

넉넉한 평원...

어둠이 주는 고요함...

어머니의 품에 안긴 아이가 됩니다.

달빛도...별빛도...자리를 내어준 어둠...

랜턴을 끄고 능선을 걷습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하루 종일 떠돌던 생각이...영혼이...

하늘과 땅이 내어 준 어둠을 통해서 덜 분주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몸도...

생각도...

모든 것이 어둠으로 지워집니다.

잠자리에 듭니다.

숲 속의 풀벌레들이

바람에 날릴까... 공포에 비명(悲鳴)이 들려옵니다.

바람에 펄렁거리는

타프 소리와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山中 분위기를 더욱 황량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기에

조금은 덜 고독하다고 최면(催眠)을 겁니다.

 


[동업령 / 05 :50]

 

끝 없는 어둠이

모든 시야를 가렸던 시간...

보이지 않는 태양이

멀리서 어둠을 내몰고 있습니다

안개 속

흐릿하게 보이는 능선...



또...

하루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비와 바람과 구름이

고요의 적막을 걷고 있습니다.

세상은 끝 없는 어둠이나

한 없는 밝음만으로 존재하는 곳이 아닌 것을 느끼게 하는 시간입니다.


새벽 기온이 8 ℃

두터운 자켓과 비 바람을 막아줄 방수의가 필요합니다.

 



 





 





 





 





 





 





 





 





 





 





 




 

가릴 수 없어...

피할 수 없어...

매서운 빗줄기를 온몸으로 맞습니다.

어쩌면

내리는 비도

가릴 것 없는 빈 몸뚱이 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누구든

삶의 아픔을 비켜 갈수 없는 것.

흠씬 두들겨 맞고 난 뒤 밝은 햇살아래 우뚝 설수 있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비를 내려 놓아서 가벼워진 구름은

산 능선을 넘나듭니다.

그들의

가벼운 몸 처럼내 마음도 가벼워 지리라...



 


[중봉 / 1,594m]




 




[주목 군락지 / 고사목]




 





 





 





 





 




[향적봉 / 1,614m]



 

안개와 구름...

비와 바람 속에서 길을 걷습니다.

그림자도 없는 길을

하늘을 외면한 체 땅만 바라 보며 걷습니다.

숨겨 놓았던...

고운님을 찾아...

만남이 있습니다... 반가운 만남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라 합니다.

손 사래를 칩니다.

고개를 숙이며 돌아섭니다.

비 바람에

지친 모습으로 만나기를 거절합니다...

 




 




 

운무 속으로...

몸을 숨기며 이별 합니다.


만남이 있었기에

아쉬움 속의 이별도 있습니다.

그나 나나

삶에 지쳐 힘없는 모습이지만...

 


[설천봉]




 

애틋한

만남은... 있었습니다.



접근 방법

이번 : 수원(열차) → 영동(버스)→ 무주(버스)→ 안성(택시) → 안성 탐방지원쎈타.

다음 : 수원(고속) → 대전(버스) → 무주(버스) → 안성(택시) → 안성 탐방지원쎈타.

 

 

 

 

' > 산행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봉산  (0) 2009.09.07
고산화원 / 덕유산  (1) 2009.08.31
백운산 / 포천  (0) 2009.08.24
아침가리골 / 방태산  (0) 2009.08.10
광교산 / 비박  (0) 2009.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