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9. 19:38ㆍ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덕룡산/ 주작산(2010년열일곱 번째 산행) 187 - 144
산행 일시 : 2010 년 04 월25 일
산행 코스 : 소석문 → 덕룡 동봉 → 서봉 →억새능선 → 작천소령→주작덕룡봉 → 주작산
산행 거리 : 약 15.8 Km
산행 시간 : 8 시간
산행 날씨 : 맑음...
들 머리와 날 머리 : 소석문 ~ 수암마을
들 머리에 서니..
바람이 먼저 반깁니다.
어둠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싸늘합니다.
그 바람이 새벽을 깨우고 있습니다.
진한 어둠 속에서 딱히 무언가를 본다기 보다는
그저 시선을 하늘에 던져 놓습니다.
[들머리 05 :00 / 첫 봉우리에서 05 : 20]
의식(意識) 은 투명해지고...
산은 고요합니다.
매일 치러지는 의식(儀式) 이 겠지만...
장중(莊重)히 하루를 맞이하려는 山 의 의연(毅然)함을 배웁니다.
[일출 / 05 : 46]
오랫동안 호흡하고싶은
참 좋은 시간...
투명함... 고요함...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레임...
가파른 길을 올라 조망 좋은 봉우리에서...
잠시...
잊었던 겸손을 찾습니다.
밝아오는 태양에...
잎눈을 틔우는 연 녹의 생명도..
이방인 백년고독도...
하루를 맞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천리길도...
뜨거운 열정은 막지 못하는 것...
紅雲을 뚫고 나올 일출의 설레임에 밤새 뒤척이며 달려왔습니다.
열정을 가진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큰 거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강진 만]
[봉황지]
이 아침...
신록의 산은...
한 송이 꽃 처럼 피어납니다.
햇살이 퍼져가는 산자락은 황홀한 꽃밭이 되고...
어둠이 사라지는 능선은 신의 정원을 지키는 울타리가 됩니다.
[덕룡 동봉 / 07 : 30]
[용의 등줄기]
[덕룡 서봉 / 08 : 00]
동봉에서 서봉은 지척간인데 (0.3km) 30분을 요구 합니다.
만만치 않은 암릉에 하루의 일정이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어느 해 뜨거운 여름날...
설악의 용아장성을 도둑 산행 하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오르게 하는 능선입니다.
햇살이 듬뿍 쏟아집니다.
봄의 햇살에선 소리가 납니다.
잠자던 겨울을 깨우는 듯 맑고 투명한 소리가 납니다.
해무의 기세에 눌린 강진만도
이 소리를 듣겠지만 쉽게 일어날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고독하게 핀 진달래 한 송이가
대신하여 인사 합니다.
아랫 마을 바람 자는 한적한 곳에서 피었어도...
그 모습은 고울텐데...
용의 모습으로 오롯이 선 덕룡의 능선
해발 500m 를 넘지 않는 낮은 산이지만 결코 낮지 않은 산...
숱한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험준한 암릉이 산행의 묘미를 더해줍니다.
주 능선엔...
오지도 못한 봄이 지나갑니다.
잎이 피기 전에 연 분홍 입술로 다가왔던 진달래는 가고..
잔 꾀 많은 철쭉은
잎사귀 부터 보내고 나오려는 듯 꿈틀거리기만 합니다.
그 들의 오고 감에...
날카로운 암벽은 바람에 맞서 침묵하며 오가는 산 꾼을 받아들입니다.
[08 : 33]
못다한 말...
못다 부른 노래...
못다 전한 안부를 남기고...
바람도 사람도 그들의 터전으로 돌아가는데...
돌이킬수 없는
치유될 수 없는 상처는...
이 먼 곳 산중에서도 슬픔으로 뒹굴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꽃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들만으로
온 산하가 가득한 날이 오기를 기대하여 보지만...
그 옛날 함께 나누던 웃음 소리는 바람처럼 구름처럼 흩어져버려...
이 꽃은 다시 핀다 하여도...
그들의 당당하였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없는것이
한없이 서러운...
봄날의 아픔으로 남습니다.
[주작산 덕룡봉 / 10 : 45]
이제...
덕룡산의 능선을 벗어나 주작산 능선으로듭니다.
허리를 가로 지르는 임도 위에 작은 뫼둥지 같은 주작산...
지나온 덕룡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주작산 정상이 보인다]
[가스로 가득한 강진 만]
[금 붓꽃]
[각시 붓꽃]
노승봉.. 가련봉.. 고계봉...
두륜산 봉우리가 손짖을 한다.
[주작산 정상 / 12 : 26]
[봉양재와 덕룡]
[수암마을 하산 종점... / 13 : 00]
참으로 긴 시간...
국민을 울리고 나라를 슬프게 만들었던 비극...
흐르는 눈물 속에...
길을 잃은 듯 오던 봄마저 쉬 오질 못하지만...
언젠가...
오늘의 눈물이 쨍 한 봄날로 찾아들 때...
웃음소리 하늘 높이 울리는 산길을...
그 대들과 함께 걸을 수있으리...
46 인의 용사들이여 !!!
우리는 그대들을 영원히 기억할것입니다.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