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순천만
순천만 / 김인태 / 낭송 전향미 바닥을 더러낸 알몸 울컥울컥 밀려오는 우울들 다크서클 되어 자리를 잡고 앉는다 가늠키도 어려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온 혼돈 모래, 더 이상 모래가 아닌 곱게 허물어버린 언어는 녹일 수 없어 바다라고 꼭 빼 닮았어, 이제 쭈뼛하게 고개 세워 바람이라고 우겨대는 갈대 볼그레 취한 달빛에 파고든 정연한 여백 언제부턴가 감미로운 실크길 환락처럼 부푼 상징성 올마다 꼭 잡은 집게발로 묶은 다발이 흉터처럼 오래 기다려 줄 행간은 물처럼 순하고 파도처럼 남실거린다 달빛, 난간을 때리는 은회색 포말을 붙잡고 말을 건넨다 지금 너처럼 네 속에서 출렁이도 되느냐고 순천만 / 김인태 / 낭송 전향미
2014.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