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30. 16:46ㆍ山/산행 일기
산행 장소 : 지리산 (2008년 서른 일곱 번째 산행) 82
산행 일시 : 2008 년 09 월28 일
산행 코스 : 중산리 → 법계사 → 로타리 산장 → 개선문 → 천왕봉 → 제석봉 → 장터목 대피소 → 하동바위 → 참샘 → 백무동
산행 거리 : 약13 Km
산행 시간 : 8 시간
산행 날씨 : 한 방울... 두 방울... 흐리다... 맑음 ...
들 머리와 날 머리 : 중산리~ 백무동
산은~
나에게
그리워 말라 ...
곁에 없다~
애닯다 말라 하지만 ...
밤새...
그~그리움 참지 못해
새벽잠 설치며 달려왔습니다...
[개선문]
단지...
이 모습이 보고 싶었기에 ~
같은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고 싶었기에~
[보이는 곳이 천왕봉 / 마지막 깔딱고개를 기어 오릅니다]
[천왕샘]
이슬이 맺혀...
한 방울 두 방울 고이 흐른 감로수를
엎드려 한 모금 입술 적시며... 거칠은 호흡을 가다듬어 봅니다...
이제~
걷고 있는 이 길은 속세(俗世)가 아닌 피안(彼岸)이 라고...
운무는
텅 빈 마음을 만듭니다.
마지막 이파리 한장 갖지 못한 회색빛 고사목은
나의 짐도 버리랍니다...
[천왕봉]
드디어
고된 인내 끝에~
산정에 올랐습니다.
오직 전진만이 있었기에...
천왕봉은 나에게 한 켠의 발 디딜 틈을 허락한 것입니다.
매일...
같은 모습~
똑 같은 자신을 감추기 위해 ~
지리산은
가을 노래를 부릅니다...
아니...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하여 구름을 불러 들입니다...
너울 거리며
춤을 추는 구름과
그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펼쳐지는 산자락이 오늘도 넋을 앗아 갑니다.
훔칠 수도~
나눌 수도 없는 비경이기에 ...
헤어나 ~
도망 갈 수도 없답니다...
또~
혼자가 되었습니다.
긴 시간...
홀로 이곳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고독하지 말고... 생각하지 말자~
구하려 하지도 말고... 버리려 하지도 말자~
차라리...
숨어 버리자 ~
이 곳은 彼岸의 仙境이니...
선두로 올라 ~ 후미가 되고 ...
또...
그들 모두가
나를 스쳐 갈 때까지...
나의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때이른 ...
가을은 땅 위에 툭툭 떨어져 뒹굴고~
뒹구는...
그들의 몸부림은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려 합니다...
생명도
윤회(輪廻)라 하였던가요 ...
[통천문]
사람들은
이 문을 통해 하늘 로 오른다고 합니다...
오늘 나는
이 문을 통해 하늘에서 내려 갑니다...
[제석봉]
바람이~ 구름이~ 山景이~
그리고...
하늘이~
서럽도록 곱습니다.
옹색한 삶을 이기려 하였던가 ~
어느 한 도벌꾼이 만들어 놓은 제석봉 고사목의 상처를 읽으며 ...
잠시
도벌꾼이 되어 보기도 합니다.
그 시절 ~
우리의 모진(耗盡) 삶도 그려 봅니다...
제석봉의 운무는 천왕봉을 지우려 합니다.
바람은 이를 만류합니다.
그들은
태고부터 그렇게 지내오는 사이일 것입니다.
다시 또...
돌아 왔습니다.
[장터목 대피소]
내가 사는 곳으로...
이제는 피안이 아닌 속세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반야봉]
산은~
그곳에 두고 왔습니다.
생각도~
그곳에 두고 왔습니다.
떨쳐지지 않는
황량한 나의 삶만 그대로 가져 왔습니다...
소리치면~
되돌아 오는 메아리 같은 ...
나의
삶이기에 ...